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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독립영화제의 로컬 투 로컬 섹션은 부산 외 지역에서 만들어졌지만, 부산의 관객들에게도 꼭 소개하고 싶은 독립영화들을 매년 소개하고 있다. 올해 이곳에선 3편의 장편 영화와 6편의 단편 영화를 상영한다. 3편의 장편 영화는 우리의 기분을 무척 쾌활하게도, 무척 우울하게도 또한 관객의 머리를 무척 복잡하게 만들기도 것이다. 백종관 감독의 <시련과 입문>은 감독이 그간 꾸준히 보여준 실험영화의 테두리 안에서 영화의 우연성과 상상력을 환기하게 만들며 관객의 머릿속을 휘저을 작품이다. <지난 여름>으로 지난해 부산독립영화제를 처음 찾았던 최승우 감독의 <겨울날들>은 농촌 지역의 정경을 담았던 전작과 달리 서울의 냉랭한 겨울을 담아내며 강한 정서적 대구를 이룬다. 반가운 이름이 또 있다. <그래도, 화이팅!> 등으로 꾸준히 부산독립영화제를 방문했던 김준석 감독은 이번에도 아주 소박하되 사랑스러운 영화 <그래도, 사랑해>로 다시 로컬 투 로컬에 방문한다.
단편 영화 중에서도 다시 만나는 이름이 있다. 2023년 <내 집에 살던 당신에게>를 선보였던 전준혁 감독의 <숨소리와 속삭임>은 고요하게 특정 공간을 응시하는 감독의 인장이 역시나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이지윤 감독의 <나무가 흔들릴 때 마음이 찾아온다>는 흔히 ‘지역’으로 인식되지 않는 서울 내 정릉골의 재개발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로서, 수도권 역시 지역의 역사를 만들어 온 원주민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해야 한단 의미를 건네준다. 올해 로컬 투 로컬 단편 영화 목록의 특기할 부분은 대구, 대전, 전북, 인천의 독립영화협회가 추천해 준 4편의 영화가 골고루 상영된단 점이다. 대구에서 만들어진 박유진, 진현정 감독의 <커뮤니티>는 지역 문화를 지키거나 그곳을 떠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지역 영화의 의의를 특히나 더하는 작품이다. 대전 지역의 <알다시피>(장가영 감독), 전북 지역의 'God complex'(김은성 감독), 인천 지역의 <봄매미>(강민아 감독)는 여러 장르의 색채를 오가며 지역, 단편 영화의 다채로움을 보여주는 예시들이다.
로컬 투 로컬 섹션의 가장 큰 즐거움은, 같은 시대에 만들어져 특정한 조건과 제약 없이 모인 각지의 독립영화가 과연 어떠한 이야기와 형식을 보여주는지 연결하는 일에 있을 것이다. <시련과 입문>에 나오는 ‘아포페니아’라는 단어의 뜻처럼, 우리는 수많은 영화를 보며 그 안의 인물과 사건,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의중과 감정을 유추하고 특정한 의미로 꾸려 나간다. 즉 메이드 인 부산, 스펙트럼 부산 섹션이 작금 부산 영화의 의의를 포착하는 기회라면 로컬 투 로컬 섹션에선 동시대 독립영화의 맥락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관객 각자의 사유가 탄생하겠지만, 필자의 사견을 살짝 덧대고도 싶다. 올해의 상영작들은 그간 통상적으로 여겨져 왔던 독립영화의 만듦새나 틀에 대하여 각자만의 의문을 발현하거나, 그 의문의 시간을 통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이룩한 이들의 작품인 듯하다. 이러한 필자의 의견이 어떠한 아포페니아의 과정을 거쳤는지는 올해도 이어지는 부산독립영화제에서 직접 확인해 주길 바란다.
이우빈
부산독립영화제의 로컬 투 로컬 섹션은 부산 외 지역에서 만들어졌지만, 부산의 관객들에게도 꼭 소개하고 싶은 독립영화들을 매년 소개하고 있다. 올해 이곳에선 3편의 장편 영화와 6편의 단편 영화를 상영한다. 3편의 장편 영화는 우리의 기분을 무척 쾌활하게도, 무척 우울하게도 또한 관객의 머리를 무척 복잡하게 만들기도 것이다. 백종관 감독의 <시련과 입문>은 감독이 그간 꾸준히 보여준 실험영화의 테두리 안에서 영화의 우연성과 상상력을 환기하게 만들며 관객의 머릿속을 휘저을 작품이다. <지난 여름>으로 지난해 부산독립영화제를 처음 찾았던 최승우 감독의 <겨울날들>은 농촌 지역의 정경을 담았던 전작과 달리 서울의 냉랭한 겨울을 담아내며 강한 정서적 대구를 이룬다. 반가운 이름이 또 있다. <그래도, 화이팅!> 등으로 꾸준히 부산독립영화제를 방문했던 김준석 감독은 이번에도 아주 소박하되 사랑스러운 영화 <그래도, 사랑해>로 다시 로컬 투 로컬에 방문한다.
단편 영화 중에서도 다시 만나는 이름이 있다. 2023년 <내 집에 살던 당신에게>를 선보였던 전준혁 감독의 <숨소리와 속삭임>은 고요하게 특정 공간을 응시하는 감독의 인장이 역시나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이지윤 감독의 <나무가 흔들릴 때 마음이 찾아온다>는 흔히 ‘지역’으로 인식되지 않는 서울 내 정릉골의 재개발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로서, 수도권 역시 지역의 역사를 만들어 온 원주민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해야 한단 의미를 건네준다. 올해 로컬 투 로컬 단편 영화 목록의 특기할 부분은 대구, 대전, 전북, 인천의 독립영화협회가 추천해 준 4편의 영화가 골고루 상영된단 점이다. 대구에서 만들어진 박유진, 진현정 감독의 <커뮤니티>는 지역 문화를 지키거나 그곳을 떠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지역 영화의 의의를 특히나 더하는 작품이다. 대전 지역의 <알다시피>(장가영 감독), 전북 지역의 'God complex'(김은성 감독), 인천 지역의 <봄매미>(강민아 감독)는 여러 장르의 색채를 오가며 지역, 단편 영화의 다채로움을 보여주는 예시들이다.
로컬 투 로컬 섹션의 가장 큰 즐거움은, 같은 시대에 만들어져 특정한 조건과 제약 없이 모인 각지의 독립영화가 과연 어떠한 이야기와 형식을 보여주는지 연결하는 일에 있을 것이다. <시련과 입문>에 나오는 ‘아포페니아’라는 단어의 뜻처럼, 우리는 수많은 영화를 보며 그 안의 인물과 사건,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의중과 감정을 유추하고 특정한 의미로 꾸려 나간다. 즉 메이드 인 부산, 스펙트럼 부산 섹션이 작금 부산 영화의 의의를 포착하는 기회라면 로컬 투 로컬 섹션에선 동시대 독립영화의 맥락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관객 각자의 사유가 탄생하겠지만, 필자의 사견을 살짝 덧대고도 싶다. 올해의 상영작들은 그간 통상적으로 여겨져 왔던 독립영화의 만듦새나 틀에 대하여 각자만의 의문을 발현하거나, 그 의문의 시간을 통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이룩한 이들의 작품인 듯하다. 이러한 필자의 의견이 어떠한 아포페니아의 과정을 거쳤는지는 올해도 이어지는 부산독립영화제에서 직접 확인해 주길 바란다.
이우빈
11.21.(금) 13:00 영화의 전당 인디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