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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만 하는 말들은 종종 현실에 닿지 못한 채 숨을 고르며 비밀의 자리를 배회하곤 한다. 연습할 수 없이 경험되는 순간은 찰나의 중얼거림이 된 채,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 위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말들은 비밀이 되고 비밀이 된 말들은 다시 누군가의 목소리를 빌어 보지만 흐트러진 비밀의 자국은 그 속내만을 흐릿하게 비출 뿐이다. 스물일곱 번째 부산독립영화제 개막작은 소유현의 <한 번만 더>이다. 이 작품은 신예 감독 소유현이 영화 무대에서 공개하는 첫 번째 단편 극영화이다. 처음의 것, 최초의 것, 시작하는 것, 다시 해보는 것, 다시 해보길 갈망하는 것. 이것들 사이에 스며있는 불안은 떨쳐낼 수 없는 존재이지만, 연약한 말들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 그림자처럼 경험의 자리에 또 다른 자국을 새겨넣는다.
(오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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