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번째 부산독립영화제가 개막합니다. 부산독립영화제는 지역 중심의 독립영화가 언제나 현재의 것이자 동시에 내일을 향한 다채로움을 지닌 채 존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산 지역 유일의 독립영화 축제입니다. 부산 지역 영화의 힘을 기반으로 올해도 새로운 영화,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합니다. 매해 영화제를 통해 살필 수 있는 부산독립영화의 저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생각해봅니다. 그 저력은 지속되는 지역 영화의 위기 속에서 어떻게 사라지지 않고 부산독립영화의 시간을 이어주고 있는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맴도는 생각을 곱씹다 보면 어떤 순간이 떠오릅니다. 위기 속에서 흔들리는 지역 영화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주저 없이 실천으로 옮기는 이들의 순간이 떠오릅니다. 지역 영화의 저력은 그들의 순간으로부터 생겨나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역 영화의 현실은 위태롭기만 합니다. 지역 영화의 위기는 비정상적이고 일시적인 현실이 아닌 평범하고 당연한 조건이 되어갑니다. 지역 영화의 성과는 하나의 조건이 되어버린 위기 앞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뜨거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부산독립영화를 곁에 두고 이상과 현실을 재어가며 분투하는 모두는 어두컴컴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부산독립영화제는 이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영화와 반가운 얼굴들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순간들을 위한 모색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그늘진 조건 속에서도 현재를 반기며 내일을 향하고자 합니다. 스물일곱 번째 부산독립영화제가 그 순간에 깃든 우리 모두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라봅니다.
부산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오민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