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은 인디크리틱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바는 언제나 극영화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것 같다. 영도를 벗어나 활동 반경을 넓히고 더 많은 사람들과 작업한 결과가 <잊어라>에 담겨있다. 오래간만에 고향방문을 생각하는 외계인이라는 설정. 하지만 영화는 일반적인 S.F.의 스펙터클에 조금도 가까워질 생각이 없다. 어딘가 황량하고 쓸쓸한 인물들, 프레임 안에서도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배치된 신체, 특유의 양식적인 말투로 대사를 읊는 순간들은 다시금 우리가 김종한의 작품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