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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부산-나우 1
외양포, 여름
Endless, Summer
고즈넉한 분위기의 풍경 영화다. 시공간적 배경은 부산 가덕도 남단에 있는 외양포이며,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이곳을 군사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원주민들의 생활을 파괴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외양포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마을의 수명을 이어왔으나, 곧 예정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로 다시금 존속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외양포, 여름>은 담담하고 건조한 시선으로 외양포의 한 철 여름을 바라보되 이 계절의 싱그러움과 눈부심보다는 공간의 어둡고 정적인 양태를 담는다. 요컨대 시간의 부식을 극복하려는 공간의 이미지가 화면을 뒤덮는 것이다. 프레임 곳곳에 은은하게 비치는 빛과 주민들의 말소리, 중간에 삽입된 색 반전의 이미지는 공간의 형상성을 강화하는 기제들로 작동한다. 이 풍경 너머로 무엇이 남았나, 무엇이 남을 것인가, 또는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 <외양포, 여름>이 던지는 질문이다.
이우빈


2025년과 2026년 여름. 가덕도 외양포 마을을 찾았다.
외양포마을은 가덕도 신공항 착공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이곳을 찾아온다.
촬영을 위해, 관광을 위해, 혹은 여전히 그곳에 살아가기 위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 마을에는 서로 다른 목적과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외양포, 여름> 에서 나는 이러한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시선들을 여름에 남겨진 풍경과 소리를 통해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