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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7. 24. (금)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로컬시네마데이 Busan Local Cinema Day

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참여 | 김지곤(<망양중복> 연출)
진행 | 유소영(영화감독)

<할매>(2011)로부터 십수 년이 지났습니다. <할매-시멘트정원>(2012), <할매-서랍>(2015), 외전 격인 <월간-할매>(2021)를 거쳐, 할매 연작의 여정은 <망양중복>(2025)에 이르렀습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의 삶터는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김지곤의 카메라는 그곳을 찾아가 당당하게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는 할매들의 일상을 기록했습니다. 상을 펴서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은 이 '손주들'에게도 기꺼이 곁을 내어주며 절대로 안 나갈 거라고 했지만, 끝끝내 변화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재개발이 철거한 건 낡은 건물과 골목만이 아니라 그곳에 스민 공동체이기도 했습니다. 정책과 제도가 의식하지 않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 김지곤의 카메라는 그들의 일상에 깃든 온기, 한 시대의 풍경, 소박한 이웃들의 시간을 기록해왔습니다. <망양중복>에서, 할매들은 이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화는 남겨진 자손들과 김지곤의 기억, 그리고 달라진 풍경 사이를 서성입니다. 관계가 형식이 된 이 담담한 기록은 하나의 우정, 혹은 애도로 보일 때도 있지만, 현재를 구성하는 시간 속에 기입된 것과 지워진 것들을 겹쳐내며 오늘의 풍경이 디딘 토대를 묻고 또다른 개발로 잃어버릴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김지연)

망양중복

Forget The Ocean, When We Look At The Ocean

김지곤┃다큐멘터리┃혼합┃94분┃2025┃대한민국┃15+

시놉시스   녹화된 테이프를 다시 앞으로 감아서 지금, 여기를 기록한다. 사라진 것도, 사라질 것도 지금, 여기에 남아있다. 이 길에서 만났던 순간들과 지금 이순간들이 겹쳐진다.

연출의도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높이 오르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던 그 길의 바다는 다분히 평등했었다. 그 길의 이름이 망양로이고 망양로 주변의 길이 중복도로로 불린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2010년 2월, 우리는 이 길에서 우연히 할매들을 만났다. 그리고 할매들 중에 탁주를 팔아서 탁주(하말필), 청바지를 자주 입으셔서 청바지(양금연)로 불리던 두 분과 가까워졌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사라지는 것과 살아가는 것들을 마주한다.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 순간들이 여전히 좁은 골목길에 머물러 있다. 영원 같았던 이 길위에서, 소복히 쌓인 기억의 흔적을 여기 남긴다.

프로그램노트   세월의 풍파는 언뜻 평등한 듯하나 분명 불평등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게 시간이란 말은 거짓말이다. <망양중복>이 앞선 두 문장처럼 과격하거나 단정적인 태도의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김지곤 감독이 그간 기록해 왔던 부산 중복도로 인근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겹겹이, 고즈넉하게 포개어지는 작품이다. 감독이 15여 년 동안 쌓아 놓은 시간이란 접착제가 이 풍경과 서사를 긴밀히 연결한다. ‘<할매> 연작’ 등으로 중복도로 주민들과 연을 이어온 연출자의 세월이 영화의 토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감독과 친밀한 중복도로의 주민들은 옥상에 술자리를 펼치고 과거의 터를 회고하며 집단의 기억을 자연스레 공유한다. 산을 깎아 만든 마을의 길(망양로)에서 바라볼 수 있던 바다의 수평선은 어느새 고층 빌딩으로 가려져 애를 써야 그 조각이 보일 정도다. 전술했듯, 영화는 직접적인 발화로 이 불평등한 시공간의 발전을 비판하진 않는다. 대신 이 과정에서 망양로의 시점 숏으로 바다를 보고, 바다의 각도에서 망양로를 바라보는 여러 이미지를 교차한다. 마을과 바다, 개발주의에 둘러싸인 이 두 주인공은 과연 서로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망양중복>은 별다른 말 없이도 그 마음을 느끼게 만든다. (이우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