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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참석 | 이솔빈(<일단발광> 연출)
진행 | 정청비(영화문화집단 파도씨네 대표)
‘소음발광’은 부산에서 리더 강동수를 중심으로 결성된 펑크 밴드입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노래 두 부문을 수상하며 그 저력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앞에도 질문은 놓여 있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구축된 산업의 구조에 편입되지 않은 채, 지금 이곳, 이 자리에서 음악을 지속할 수 있는가. 그건 영화, 미술, 문학 등 어떤 분야를 대입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발광〉은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며 나아가는 이들을 기록한 영화입니다. 지난해 부산독립영화제 개막식, 혼자서 커다란 상영관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휩쓴 강동수의 공연을 떠올려 봅니다.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는 이들의 모습을 잘 알고 있을텐데도, 영화는 그걸 포착하는 일보다 무대 바깥에서 이어지는 서늘한 현실, 때로는 지질하고 구차하며 변변치 않은 삶을 바라보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합니다. 삶의 조건과 예술의 방식, 달리 말해 창작을 삶 안으로 들이는 일과 그 불안정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계속해가는 힘. 그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흥을 무엇이라 이름 붙일 수 있나요. 저는 아직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김지연)
일단발광 JUST BALGWANG
시놉시스 이미 수차례 멤버 교체를 겪어온 밴드 소음발광. 그런 소음발광의 멤버 동수, 기태, 그리고 보경은 작은 동네 술집에 모여, 기영의 갑작스러운 탈퇴 선언에 대한 각자의 아쉬운 마음을 나눈다. 근 몇 년간 안정적인 멤버 구성으로, 전성기라 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으나 다시금 예기치 못한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잦은 멤버 교체에 넌더리가 난 리더 동수는 앞으로 밴드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프로그램노트 작은 음이 빛을 낸다. ‘소음발광’의 리더 동수는 노이즈를 내뿜으며 혼신을 불태우는 자신의 음악에 비해 소박한 의미와 심상을 담은 밴드의 이름에 관해 설명한다. 그리고 <일단발광>은 그가 내린 의외의 정의 같은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의 연출자는 음악 광인들의 비범한 일상을 그럴 듯이 정돈해 밴드의 흥망성쇠를 신화화하려 애쓰지 않는다. 그 대신 백스테이지의 진중한 고민과 작은 오해들, 때로는 절대 작지 않은 과오까지 빠짐없이 기록하며 불협화음마저 밴드의 길을 밝혀온 빛이었음을 설득해낸다. 미묘하지만 큰 차이를 만든 연출적 태도를 결과론적으로 상찬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또 한 명의 구성원처럼 밴드와 부대끼는 카메라의 능청스러움과 그 앞에서 무람없이 내밀한 속내를 털어놓는 인물들에게서 느껴지는 신비로움의 원리를 말로 다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녹록지 않은 환경과 익숙해질 때쯤 거듭되는 이별, 그럼에도 계속해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현실까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좀처럼 낯설지 않아 더욱 귀를 열고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다큐멘터리의 미덕은 때로 불가능이 빚어낸 감정에 의해 완성된다. (함윤정)
초기에는 두세 팀 정도를 꼽아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는데 그중에 제 음악적인 취향에도 맞으면서, 또 ‘소음발광’이라는 밴드의 이름이 되게 다가오는 것이 크잖아요. 뭔가 자극이 되고 폭발력이 있어서 마음에 들어 선택을 한 거예요. 부산지역에서 비주류 밴드를 하고 있는 그런 면에서도 선택을 한 건데, 촬영을 하다 보니까 영화에서 보시다시피 굉장한 사건들이 일어나게 돼서 여기에 집중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보자. 그렇게 영화의 흐름을 다시 잡아가게 되었습니다.
주제를 정해 놓고 만든 게 아니고 질문을 멤버들과 함께 생각을 하기 위한 영화라고 생각을 해요. 저도 마찬가지고 멤버들도 마찬가지고 또 영화를 보게 될 관객들도 함께 고민해 줬으면 하는 그런 생각으로 만든 거라… 영화에서 계속 말하고자 하는 건 우리가 사랑하는 일들, 그러니까 영화에 담은 건 창작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지만 모든 일들을 통틀어서 힘든 환경에 있음에도 우리가 왜 계속 사랑하는 일들을 해 나갈 수 있는가? 그런 질문인 건데요. 동수 씨와 멤버들과 촬영을 진행하면서 저도 답변을 좀 얻어간 것 같습니다.
엔딩에 대한 이야기를 저도 하고 싶은데, 엔딩 장면을 찍으면서 저는 이 장면을 엔딩으로 넣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촬영을 했거든요. 확실히 이미지적으로도 메시지적으로도 들어맞는 그런 장면이었다고 저도 생각이 들고, 또 제가 아까 말씀드린 이 영화의 큰 질문이 “사랑하는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가?”, 이걸 제가 음악이나 영화나 그렇게 국한하지 않고 ‘사랑하는 일’이라고 지칭한 게 거기에서 오는 이유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도 느껴주시고 다 같이 자기 자신에게도 이입을 해 주셨다는 데에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