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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8. 21. (금) 오후 7시 10분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로컬시네마데이 Busan Local Cinema Day

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참여 | 박배일(<부력> 연출)

진행 | 김영조(영화감독)

8월의 "로컬 픽, 시간과 빛"은 투쟁의 현장으로 뛰어들었던 박배일 감독의 카메라가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 영화 <부력>을 소개합니다. 밀양의 송전탑, 소성리 사드 배치 반대 투쟁, 우리 사회가 기억하는 사건과 사람들의 자취. 연출자 개인에게 그것들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는지 더듬어 보는 이 작품은, 박배일 감독의 이전 작업들과 조금 다른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이 느끼는 무력감, 좌절,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그 중요성, 연대의 가치는 영화가 붙든 주요한 실마리들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일은 사적인 생각과 감정을 영화의 언어로 조직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일과 같습니다. 영화의 초대에 관객은 어디까지 응할 수 있을까요. <부력>이 무엇을 떠받치고 또 무엇을 가라앉게 하는지, 그 힘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궁금합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김지연)

부력 Buoyancy

박배일┃다큐멘터리┃혼합┃99분┃2025┃대한민국┃15+

시놉시스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달려온 독립영화감독 배일.

17년 동안 관객의 외면에도 고집스레 카메라를 들던 그가 어느 날 모든 걸 내려놓고 짝꿍 남임과 불현듯 파리로 떠난다.

연출의도   실패와 패배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투쟁 현장의 기록 활동은 점점 체념의 시간을 닮아갔다. 붙잡고 있기엔 지쳤고, 놓기엔 두려웠다. 나는 기록의 무게를 내려놓기 위해 파리로 떠났다.영화 <부력>은 떠나려던 자가 다시 멈추고, 기억과 애도의 자리를 조심스레 더듬는 길 위에 선다. 일상과 예술은 어떻게 투쟁이 될 수 있을까? 패배와 실패는 어떻게 기억이 되고, 애도가 될 수 있을까? 영화는 그 질문을 기록이라는 몸짓으로 더듬어간다. 도망과 회복, 회피와 다짐 사이를 맴도는 나의 내밀한 궤적은, 가라앉지 않기 위해 애쓰는 마음이 만들어내는 부력의 감각을 되찾는 여정이다.

프로그램노트   다큐멘터리 <부력>의 연출자인 박배일 감독은 반려자와 함께 프랑스 파리로 간다. 17여 년 동안 이어 온 기록 영화의 부담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다는 고백과 함께다. 그렇게 영화의 초반은 감독 커플이 파리에서 지내는 일상으로 그려진다. 다만 파리의 일상은 감독의 의지와 반대로, 기록 영화에 대한 그의 부담을 자극하는 일종의 트라우마로 작동한다. 거리에서 심심찮게 이뤄지는 시위 가두는 감독이 겪었던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의 현장 등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에 영화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으나 결국 그러지 못했단 감독의 속내가 서간체의 형식을 빌려 점차 더 낱낱이 밝혀지고, 파리와 한국의 이미지가 더 교묘하게 혼재되기 시작한다. 이어서 세월호 참사 당시 다른 업무로 인해 현장을 기록하지 못했던 기록 영화 감독의 죄책감,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 현장에서 시위에 함께했던 이들을 뒤로하고 적절한 앵글을 찾기 위해 먼저 빠져나왔단 자기에의 의문 등이 펼쳐진다. 전작 <어푸어푸> 무렵부터 연출자의 사적 서사를 적극적으로 영화화하며 그간의 이력을 되돌아보기 시작한 박배일 감독의 과도기적 변모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이우빈)

상영 후 토크┃박배일

우선 영화 〈부력〉은 세월호 10주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작정 작은 카메라를 들고 파리로 떠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의 이야기로 출발했지만, 점차 밀양 할머니나 세월호 희생자 같은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확장되었는데요. 제목인 '부력'은 실패와 패배를 겪는 삶 속에서도 소소한 일상을 지켜내며 다시 일어설 힘을 찾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는 가족사나 트라우마, 그리고 배우자가 스웨터 일로 눈물을 흘리는 사적인 상처들이 등장합니다. 오랜 설득과 대화 끝에 동의를 얻어 담아낸 장면들인데, 감독님은 이 수많은 기억을 복기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회복하는 힘을 얻었습니다.


연출 면에서는 기존의 객관적인 현장 기록 방식에서 벗어나, 본인이 느낀 감각과 자연 풍경, 일상의 유머를 더해 영화의 리듬을 만드는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최근 화두인 AI 활용에 대해서는 도구 자체보다 관객과의 약속과 윤리적 기준을 지키는 것이 창작자의 핵심 역할이라고 보았습니다.


(...)원래 학생운동보다는 TV 드라마를 좋아하던 학생이었지만, 대학 시절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마주한 진짜 현실 덕분에 감독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 거주 이주민 인터뷰 영화, 기후위기에 맞서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노부부 이야기, 그리고 마을 공동체에 관한 작품들을 차근차근 선보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