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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6. 28. (토) 오후 7시 무사이 극장

인디크리틱 인 무사이 Indiecritic IN Mousai

내가 누워있을 때 When I Sleep

최정문┃극영화┃컬러┃116분┃2022┃대한민국┃15+

시놉시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선아, 지수, 보미. 지수의 부모님 산소를 향해 급작스럽게 떠나게 된 여행 길에서 차 사고를 당한다. 그렇게 세 사람은 낯선 곳에서 하룻 밤을 묵게 되고,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다. 

연출의도   아픔이 있는 소외 된 모든 사람들이 오늘 밤만은 편안하게 잘 잘 수 있길. 

프로그램노트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해 세상살이에 적응해 온 선아. 그녀는 모질다 싶을 정도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직장에서 승승장구해 왔지만, 성공에의 욕구만큼이나 그녀에게는 지독한 상처가 남았다. 그런 선아에게는 친자매처럼 지내는 사촌 동생 지수가 있는데, 어릴 적 부모를 잃은 지수는 선아 가족의 충만한 애정을 받으며 지냈다. 그러나 이제 막 성인이 된 지수는 여물지 않은 생의 한가운데서 남모를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수에게는 그런 남모를 고민조차 털어놓는 친구 보미가 있다. 해맑은 미소를 짓는 보미는 밝고 시름 하나 없어 보이지만 실은 그녀 또한 힘든 과거에서 한순간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겉으로는 괜찮은 듯하지만 사실 전혀 괜찮지 않은 세 여성, 이런 세 인물은 지수 부모님의 기일을 맞아 함께 성묫길에 오르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뜻하지 않게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내면의 여린 살갗을 드러내는 이들의 밤은 깊고 애달프며 속수무책이다. 섬세한 손길로 책장을 넘기듯 세 여성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내가 누워있을 때"는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며 마음의 애틋한 연대를 꿈꾼다. (홍은미)

상영 후 토크┃최정문
상영 후 토크┃정지인(배우)

처음 같이 미팅하면서 대본을 읽어보기도 했는데요, ‘보미’의 엉뚱하고 재치있는 모습들을 발견하고 박보람 배우랑 같이 하게 됐어요. 저희가 또 부산에서 촬영을 많이 했다 보니까 저랑 정지인 배우랑 오우리 배우랑 다 같이 같은 숙소에서 방만 다르게 있었거든요. 밤 되면 같이 만나 얘기했던 추억들이 많아서 여타 어떤 작업보다-저도 장편이 처음이기도 했고 보람이도 연기가 처음이고 (오)우리 배우도 그때 첫 장편이었고- 의미가 컸어요. 서로한테 의지를 많이 해서 아직까지도 보람이가 세상에 없다는 게 믿기지 않고 그냥 오늘 잠시 못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는 선아(정지인)라는 인물에 애착이 많아요. 제가 욕망 있는 여성에게 관심이 많거든요. 로드무비라는 게, 차를 타고 길을 가고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변화하는 과정이 매력적인 장르예요. 어떻게 보면 영화는 선아의 반성 드라마 형태를 띠고 있기도 하고. 선아란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 너무너무 어려웠어요. 자칫 잘못하면 밉상처럼 보이고, 또 안 그러면 설득이 안 되고. 그래서 자문도 구하고 그랬어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 고민해 보고 싶은 캐릭터고요.


뒷모습을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후반작업할 때 제작사 대표님이 보시고 너는 왜 이렇게 뒷모습을 찍니? 하시더라고요. 저는 몰랐어요. 제가 뒷모습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나봐요. 스릴러적 연출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인 배우한테 “가다 뒤돌아봐줘.” 이런 주문 많이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 선아가 후반부에 처음 입사해 빈 모니터 앞에 앉아서 누구랑 점심 먹으러 가나, 누가 데리고 가나, 어디로 가야 되나, 지금 일어설까 말까 하는 뒷모습인데요. 지인 배우가 잘 표현해 줬어요. 콘티엔 뒷모습이 없었는데 현장에서 너무 좋아서 촬영 감독님한테 뒷모습 찍자고 해서 나온 장면이라 인상 깊어요.


관객과의 대화 하면서 박보람 배우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지만, 개봉해서 기쁜 마음으로 보람 배우가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요. 그렇게 이야기 하다 보니까 더 그립고 보고 싶어지는 거는 있더라고요. 개봉하기 전에 감독님하고 (오)우리 배우하고 같이 보람이한테 다녀왔었어요. 가면 사진들이 붙어 있는데 팬분들이 웃는 얼굴을 많이 붙여 놓으셨더라고요. 보람이 웃는 모습이 이렇게나 예뻤다는 걸 새삼 느낀 시간이었어요. 그 웃음이 아직까지도 계속 남아 있어요. 보고 싶어요.


<일광욕>이라는 단편영화도 여자 네 명이 나와서, 큰 사건은 없지만 하루를 보내는 이야기예요. 각자 고민을 안고 낯선 곳에 온다는 부분은 <내가 누워 있을 때>와 같은 맥락인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내가 누워있을 때>가 조금은 <일광욕>의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편에서는 특성상 많이 보여줄 수 없었던 인물들의 여러가지 고민들, 인물들을 그려내는 방식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것들을 더 깊게 고민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으니까 흥미가 있었어요.


사람들에게는 결핍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물론 있는데 그걸 연기로 채워 나가는 것 같아요. 그걸 자꾸자꾸 채워나가기 위해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저를 연기로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소중한 시간이에요. (…) 압박감 있죠. 카메라 앞에 있으면 세상에 나 혼자 있는 느낌, 내던져진 느낌이 들어요. 모든 사람들이 각자 맡은 일에 다 집중하는 상황에서 (내가 해내야지 그 다음으로) 진행할 수 있으니까 거기에 대한 압박감은 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상황이 운동선수와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그래서 그 순간을 위해서 차곡차곡 쌓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 압박감이 싫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