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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6. 27. (금)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로컬시네마데이 Busan Local Cinema Day

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참여 | 이하람(<뭐 그런 거지>연출) 진행 | 함윤정(영화평론가)
이하람은 2022년 장편 데뷔작 <기행> 이후 매년 한 편씩 장편극영화를 만들어온 부지런한 연출자입니다. <뭐 그런 거지>(2024)는 그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그를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특징은, 연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제작 과정을 홀로 소화해내는 1인 시스템입니다. 그렇지만 이하람이 관객에게 자신을 각인하는 방식은, 어디이든 그곳을 자기만의 세계로 구축해낸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문학과 영화, 그리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혼종의 세계를 펼쳐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를 밀어붙이는 기묘한 정조(情調)의 힘은, 동의 여부 이전에 이하람이라는 이름의 고유색으로 남을 것입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김지연)

뭐 그런 거지 So it goes

이하람┃극영화┃컬러┃76분┃2024┃대한민국┃15+

시놉시스   머물 곳 없는 어느 부부는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살인을 한다.

연출의도   청춘이 바라보는 불안한 세상, 내가 바라보는 청춘의 시선. 그들은 아름답고 미스터리하며 무엇보다 폭력적이다.

프로그램노트   영화란 게 뭐 겨우 이런 거지. <뭐 그런 거지>는 일부러, 감독 자신에 상황에 맞춰, 의도적으로 영화의 가치를 격하한다. 여기서 격하란 부정의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거대한 틀에 묶여 자신의 정체를 잃어버린 영화 매체의 현재를 적절한 위치에 옮겨 놓으려는 착한 조정에 가깝다. 영화의 모든 요소는 최대한으로 경량화되어 샅샅이 흩뿌려져 있다. 로드 무비의 형식 아래 한 남녀가 자경단 역할을 자청하며 나쁜 사람들을 붙잡아 처벌하는데 알고 보니 남녀는 우주 바깥에서 온 외계인이고··· 아무튼 뭐 그렇다. 어떠한 맥락을 붙잡을 수 없는 이야기와 장르의 산개를 휘어잡는 힘은 이하람 감독이 전작 <기행>(2022), <흙으로 돌아가리라>(2023)에서 드러냈던 (실질적) 1인 제작 영화의 품질적인 균일함이다. 이 균일함은 명백히 로-파이하고 전혀 고급스럽지 않아 빈곤한 이미지, 사운드, 그리고 인물마다 극적으로 경직되고 과장되어 튀는 연기의 연속이다. 결국 영화란 것은 이런 일이다. 머릿속에 있는 온갖 이야기와 상상을 이렇게 저렇게라도 화면에 꺼내어 보여주는, 말 그대로의 순수한 창작이어야 한다. <뭐 그런 거지>는 작금 영화에 씌워진 겉치레를 벗어 던지고 한 작가의 나체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낭만의 표면이다. (이우빈)

상영 후 토크┃이하람

일단 제목부터도 "제5도살장"에서 '뭐 그런 거지'라는 말이 제가 알기로는 100번도 넘게 나오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책을 보면서 그 말에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목으로 차용을 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책의 마지막에 주인공 빌리 필그림이 대학살을 보고난 뒤인데, 참새가 '지지베베벳' 하고 이렇게 끝이 나거든요. 그 책의 엔딩을 동일하게 가져오고 싶었어요. 제가 살아온 것과 세상을 보는 방식이 좀 그런 것 같아요. 뭔지 모르게 좀 혼란스럽고, 제가 보기에는 젊음에 관해서 들여다보면 왠지 모르게 좀 폭력적인 것 같고. 그런 걸 느껴서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죠.


제가 보는 세상에 대한 삐뚤어진 시선일 수도 있는데요. 방관 같은 것이죠. 이제 두고 간다. 그래서 그들이 또 떠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 스며든다는 뜻으로 표현을 했었는데요. 영화 자체를, 보시는 분들이 선택해 (이야기를) 만들어 가실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군데군데 많은 메타포와 열어둔 것들이 있어요. 아기의 모형은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죠. 저 두 사람의 소꿉놀이, 인형으로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다. 좀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생명체같이 보일 수도 있는 것이고요.


누구한테는 좀 끔찍할 수도 있고요. 누구한테는 친숙할 수도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영화를 보시고 나서 사랑했으면 좋겠다, 사람들끼리.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마지막 곡도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 3번을 그래서 사용을 하게 된 것이고요. 영화를 만들 때는 늘 아쉽고 늘 만족을 할 수가 없지만은, 제작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영화는 만들고 싶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적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때가 있어요.


<기행> 찍었을 때 출연하셨던 김한솔 배우라는 분이 팀이 있어요. 연극하는 분들이 연기 연습을 하시는 팀, '랍스터'라고 하더라고요. 영화를 찍고 싶은데 저보고 감독을 해 줄 수 없냐고 하셔서 작년 아마 4월에 찍었던 영화인데요. 그럼 내가 이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한번 해볼래요? 해서 보내드렸더니, 그쪽에서 오케이가 된 거예요. 그래서 하루 올라가서 후딱 찍고 내려온 한 숏짜리 영화가 있거든요. 멀리서 관조하듯이 행동들이 이렇게 나오는 영화였는데 제목이 <벌레들>인 것도 카프카에게서 저의 개인적인 뭔가, 떠오른 기억들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거든요.


장현준 씨는 부산에 살고 있거든요. 얼마 전에 요 옆에 제작사를 차렸다고 놀러 오라고도 하던데요. 곽진 선배 같은 경우는 지금 TV 드라마에도 자주 나오시고 하세요. <페이퍼맨>때 그분한테 반했죠. 정말 연기 재미있게 하신다고 생각 해가지고, 친해지려고 술자리 찾아가서 막 얘기를 하면서 친해졌어요. 아마 다음 작품에도 나오실 것 같고요.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여전히 노력하시고. 여전히 공부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