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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6. 30. (금) 오후 7시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로컬시네마데이 Busan Local Cinema Day

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참여 | 기모태(<페이퍼맨>연출) 진행 | 이남영(영화감독)

페이퍼맨 Paper Man

기모태┃극영화┃컬러┃129분┃2022┃대한민국┃15+

시놉시스   "그래 이 x같은 세상아. 니들끼리 잘 쳐 먹고 잘 살아라!” 목에 걸린 금메달과 뒷주머니엔 사진 한 장, 그리고 불편한 허리. 인목은 지나가는 노인만 봐도 눈에 쌍심지를 켜는 40대 중반이다. 허름한 집마저 강제퇴거 통보를 받게 되자 속세를 벗어나겠다며 당차게 산을 오르는 인목인데.. 출가마저 자격이 필요하다. 체면은 있고 갈 곳은 없어 지친 그는 한적하고 그늘진 다리 밑 생활을 시작한다. 다리 밑에 먼저 거주하고 있던 할배는 인목을 보고 미소 짓지만 영 기분이 나쁘다. 추울 때도 할배에겐 반듯한 박스 침낭이 있다. 이에 보란 듯이 박스를 주워 침구를 만들기 시작하는 인목. 하지만 박스 줍기는 쉽지 않고 각자의 구역에는 임자들이 있다.

연출의도   경제의 허리라 불리는 40대. 일명 낀 세대. 무너지면 끝, 사다리 없는 세대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 문제는 누구도 주목해주지 않는다. 한 때는 엑스세대라 불리며 알 수 없는 세대였으나 그들 눈에 지금 젊은이들은 더더욱 알 수가 없다. 기존 것에 저항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으나 어느새 꼰대라 불려간다. 사실 이리저리 끼어있는 시대인 것은 모두에게 해당될 것이다. 단지 우리는 그 중간에 서 있는 40대 중반 주인공의 눈을 빌려 바라본다. 그러나 빌려만 볼 뿐 이 영화조차 인목이 괴로워하거나 감정을 호소하면 우리는 멀어진다. 세대가 다를 뿐,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누구의 입장을 공감해 줄 수 있을까?

프로그램노트   기모태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페이퍼맨>은 주인공 인목(곽진)이 거처를 잃는 것으로 시작한다. 남은 것이 목에 건 메달뿐인 인목은 다리 밑에서 살아갈 궁리를 하는데, 다리 밑에는 인목처럼 갈 곳 없는 이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40대 남성 인목은 가출 소녀, 폐지 줍는 노인, 자폐 청년 사이에서 경제 활동에 가장 유리해 보이는 인물이지만 과거가 남긴 심신의 상처가 깊은 그 역시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 입장이 곤궁하긴 마찬가지다. <페이퍼맨>이 인목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전반적으로 유머가 깔려 있지만, 삶의 궁지에 몰려 다리 밑에서 만나게 된 다종의 인간군상에서 드러나는 것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이기도 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