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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크리틱 인 무사이 Indiecritic IN Mousai
시월 October
시놉시스 나의 고향, 여수와 부산. 두 곳엔 기억과 망각 속 반복된 시월이 스며있다. 결코 우연이 아닌 시월은 그렇게 울긋불긋 물들었다.
연출의도 여수에서 태어나 20년을 보냈고 부산에서 일곱 번째 해를 보내고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넘실거리는 튜브들, 산과 바다를 잇고 있는 케이블카, 빼곡한 사람들. 여수와 부산의 이미지들이다. 이 이미지들 너머엔 국가폭력의 순간들이 존재한다. 1948년 10월 여순사건, 1979년 10월 부마민주 항쟁. 카메라를 들고 여수와 부산을 오가며, 기억과 망각 속에 존재하는 시월을 담고 있다. 역사의 반복은 우연이 아니다. 이 영화는 시간이 흘러 많은 것이 변했지만, 영원할 시월을 이어본다.
프로그램노트 1948년 여수와 1979년 부산은 얼마나 멀리 있으며, 또 얼마나 가까울까. 한국 근현대사에서 1948년 10월 여순사건과 1979년 10월 부마항쟁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각자의 이유로 상대적 조명을 덜 받았다. 영화는 ‘나의 고향 여수와 부산’이라는 자막을 띄우며 서막을 연다. 감독은 사적 기억으로 두 공간의 장소성을 세밀히 들여다본다. 유령처럼 도처를 떠도는 카메라는 과거의 상흔이 아로새겨진 장소들의 현재와 마주한다. 그 곳은 어느새 관광지로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과거의 상징성은 사라진 채 자리 잡고 있다. 그 장소성을 토대로 '시월'은 끊임없이 망각에 저항한다. 단단한 결기 속 흑백 화면의 장소들은 잠시 멈추거나 느려지거나, 우회하며 인간의 기억을 형상화한다. 환원되지 않음을 구체화한 사운드 디자인, 에세이적인 작법으로 다가가는 감독만의 이정표를 따라가 만나게 되는 놀라움을 경험해보시길. (이동윤)
무조건 이렇게 찍어야겠다.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의도는 한 건 아니고요. 제가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기 위해서 자연물 위주로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중에서 산하고 바다를 중점으로 두고 담아보고 싶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게 시월>인데 자연은 이제 고정되어 있잖아요. 산도 고정이 되어 있고 바다도 그 자리에 계속 있는 존재인데, 그런 것들을 담으려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카메라가 고정이 된 것 같아요. 한 숏의 길이도 길어지기도 하고요.
앞에 폴라로이드 사진하고 같이 나온 문장들은 인터뷰 하신 선생님들의 인터뷰를 쭉 풀고, 거기서 골라가지고 문장을 썼어요. 처음에는 목소리를 같이 넣기도 했었는데 그렇게 편집을 하다 보니까 뭔가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사진하고 목소리가 같이 나왔을 때 둘 다에게 시선이 뺏기면 내가 원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해서요, 이제 편집을 거치면서 사진하고는 텍스트만 좀 보여주자. 그렇게 하고 마지막 엔딩에서 이제 목소리들이 중첩되면서 나오는 방식으로 편집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뵙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은 정말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더라고요. 훨씬 더 깊이감이 다르고 오히려 거기 갔을 때 생각이 더 많아졌어요. 선생님들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정말 마음이 더 무거워지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제가 잘 듣고 어떻게 잘 풀 수 있을까. 그런 부분에 고민이 많아졌어요. 인터뷰하는 과정 중에서 기억나는 일이 이제 여수 유족회 여순항쟁 유족회 회장님을 먼저 찾아뵀었어요. 회장님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과정 중에-거기는 자유롭게 유족회 선생님들이 드나드시는 공간인데- 유족회 선생님 두 분이 들어오셔서 인사 나누고 안부 나누시고 막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예정에 없던 이 분들의 인터뷰를 같이 진행을 하게 됐어요. 즉석에서요.
살이 살을 먹는다 Laid-back Town
시놉시스 지와는 오랜만에 고향 집에 돌아와 잠만 잔다. 잠에서 깬 지와는 예전에 함께 사업을 함께 하기로 한 민식을 찾으러 돌아다닌다.
연출의도 권태로운 삶에 빠진 청년의 이야기.
프로그램노트 어느 시골마을. 낡은 집 안에서 잠을 자는 ‘지와’(유영우)와 일기를 쓰는 그녀의 언니 ‘공가’(나애진). 그곳을 채우고 있는 겨울바람 소리와 은은한 조명. 영화의 첫 도입부이다. 잠만 자는 정적인 모습인 지와와 일기를 쓰며 삶은 계란을 먹는 상대적으로 동적인 공가의 모습에서 둘의 온도차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또한 곰팡이가 핀 벽지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들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향을 벗어나지 않고 그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곰팡이가 끊임없이 피지만 매번 벽지를 갈아야 하는 공가와 벽지를 갈아도 소용이 없다는 지와. 그렇다. 공가는 자신의 터전에서 계속 살아가려는 인물이고 지와는 그곳을 떠나려는 인물이다. 영화는 두 주인공의 모습뿐만 아니라 마을에 살아가는 다른 중장년층들의 모습 그리고 외지인 ‘민식’도 비중 있게 보여준다. 그들은 이제 어디론가 떠난다기보다 정착을 해서 살아가는 인물로 비친다. 각자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생각을 병렬시켜 보여주고 옳고 그름이 아닌 각자만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감독의 태도가 느껴진다. 남아있던, 떠나던 그들 각자만의 고민과 삶의 방식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들의 선택을 응원한다. (김민근)
해 주신 말씀 그대로, 딱 그게 제일 다큐멘터리에 지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제가 예상한 대로 절대 안 되고, 뭔가 예상을 하더라도 그걸 목격하는 순간 내가 생각하던 거랑 보는 거는 진짜로 다르구나 이런 것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 저도 다큐멘터리 작업 해봤을 때에는 진짜 편집하면서 완전히 새로 만들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그걸 다시 봤을 때는-편집 당시에는 그냥 직감적으로 했던 것 같은데-그 안에서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여기서 뭔가 하룻밤이 지나고 또 새로운 하루가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편집을 했었는데요. 뭔가 그런 거에 나는 신경 쓰는 사람이구나 느꼈어요.
<나성에 가면>은, 진짜 그게 딱 이거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그 가사가 멀리 떠나간 사람에 대한 것,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정서가 뭔가 엄마의 마음이랑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살이 살을 먹는다>랑 잘 어울 릴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고, 뒤에 김정미의 <봄>은 되게 고민이 많았어요. 이게 잘 어울리는지? 사실 후보로 다른 노래도 몇 개 있었는데 그걸 선택했던 이유는 일단 영화 속 계절이 겨울이잖아요. 그래서 이 영화의 끝에 또 새로운 봄이 올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봄을 고르게 됐습니다.
자세히 보면 아실 수 있는데 이 영화에서 지와랑 헤어질 때 한차가 잘 가라고 인사하고 지와가 뒤돌아서 떠나는 장면이요. 그때 눈이 내리거든요. 근데 그 때는 되게 눈 내리는 게 신기하다 하면서 봤는데 편집해 보니까 그게 잘 담기지는 않았더라고요. 그게 우연이었죠. 너무 추워서 눈이나 비가 오는 예보도 없었는데 눈이 갑자기 내렸어요. 저는 그게 되게 좋았는데, 뭔가 지와의 가는 길을 좀 축복해 주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그런데 화면으로 이렇게 봤을 때는 그렇게 눈에 잘 띄게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서, 잠깐 이렇게 내렸다가 그쳐버려서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