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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 26. (금)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로컬시네마 데이

로컬 픽, 시간과 빛 

참석 | 박서연(<마네킹> 연출) 김경현(<와인과 우연 그리고 진심> 연출) 진행 | 김지연(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마네킹

The living doll

박서연┃극영화┃컬러┃23분┃2023┃대한민국┃15+

시놉시스   정체성이 없는 남자가 타인의 정체성을 훔치며 살아가는 이야기

연출의도   영화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채 타인을 모방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사실은 우리도 인생에서 만난 누군가를 모방하며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 살아갑니다. 이는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당연한 본성이자 삶의 방식이기에 고작 몇 가지의 단어로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죠. 

프로그램노트   오래된 슈퍼마켓에 젊은 남자인 태규가 일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보여지는 이 공간성과 인물의 조합이 이질적이다. 태규는 영화 내내 3명의 손님을 만나고 그들을 관찰한다. 몰래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하고 스케치를 한다. 이러한 행동은 관객으로 하여금 태규가 알바생 혹은 배우, 작가, 살인자, 기자 등 태규가 누구인지 자유롭게 해석할 여지를 준다. 관객은 자기만의 방식대로 태규가 누구인지를 결정한 뒤 영화를 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예상은 금방 깨지게 된다. 여기서 관객은 물론 태규 자신도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리고 3명의 손님들 또한 그럴 것이다. 모두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살아간다. 영화는 이러한 관객과의 줄다리기를 곳곳에서 시도한다. 장르적인 문법안에서도 흥미롭게 빗겨 나가는 이 줄다리기는 관객의 흥미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박천현)

매직대디

Magic Daddy

2022 부산독립영화 제작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인디부산 

서한솔┃극영화┃컬러┃30분┃2024┃대한민국┃15+

시놉시스   평생을 바쳐 일해온 직장에서 부장까지만 하고 강제 퇴직을 당한 동식, 허무하고 공허한 마음을 집에서 달래보려 하지만 정작 딸과 아내는 자신에게 관심도 없는 것 같아 서럽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년 남성에게 찾아온다는 갱년기까지 찾아와 하루종일 마음이 싱숭생숭한데 그곳에서 피까지 나기 시작한다. 피를 막아보려 애쓰던 동식은 딸의 생리대를 몰래 훔쳐쓰게 된다.

연출의도   퇴직 후유증, 남성 갱년기 등으로 인해 우울감을 겪고 있는 중년 남성들에게는 가족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럴 수 없게 되어버린 현실과 배경에 대해 짚어보고 싶었다. 

프로그램노트   강제 퇴직 후 집에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동식. 갱년기까지 겹친 탓에 나날이 울적하지만 마치 자신을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대하는 아내의 핀잔과 딸의 무관심 사이에서 헛헛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불철주야 몸을 바쳐 일해왔으나 하루 아침에 본인의 쓸모를 박탈당한 상실감에 빠진 동식에게는 가족 구성원들과 새롭게 관계를 맺어 나가야만 하는 숙제가 주어지지만, 하루아침에 변하기란 그도 그의 가족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야말로 ‘중년의 위기’에 봉착한 동식을 괴롭게 만드는 또다른 애로사항이 있다. 그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모종의 증상은 이 모든 혼란스러운 상황을 통과하는 사이에 겪는 불안함을 대변한다. 영화 <매직대디>는 이러한 동식의 비밀을 둘러싸고 인물들 사이에 엇갈림과 오해를 쌓으며 이야기를 추동하고 재미를 더한다. 또한, 퇴직 후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는 일, 완경과 갱년기의 말 못할 불편과 고민 등 일생의 한생애주기를 지나면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상황 속에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인물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동식을 연기한 정인기 배우를 비롯하여 배우들의 조화가 돋보이는 매끄럽고 유쾌한 가족 드라마다. (이남영)

와인과 우연 그리고 진심

김경현┃극영화┃컬러┃30분┃2023┃대한민국┃15+

시놉시스   대학생인 병현과 도연은 사사건건 대립하고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미녀 편입생 해린이 병현을 찾아오고 병현은 정신을 정신을 못차린다. 병현은 마침내 해린과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연출의도   근 몇 년간 남녀가 서로를 혐오하고 삿대질하는 모습들을 보며 가끔씩 그들의 진심은 분명 다르리라 생각해왔지만, 동시에 그 진심이라는 것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다른 세계에 있는 기분도 들었다. 잘 보이는 젠더갈등 이슈 뿐만 아니라 ,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심도 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한 20대 남자로서 담아보고 싶었다. 코미디라는 장르로 관객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되, 진심은 충격적으로 다가가면 좋겠다.

프로그램노트   결코 좁혀질 것 같지 않은 입장차이, 또 그것이 어이없이 무너지는 광경, 기존의 대립을 완화 내지는 화해의 국면으로 이끄는 의외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으면, 과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생각해보게 된다. 신념이라고 부르기에는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당연한 것이라고 믿고 있던 가치들이 여러 계기들을 통해 흔들리고 갱신되며 완성되어가는 과정이 곧 삶일 것이다. 경쾌한 터치로 그 순간들을 그려내는 영화의 이면에 놓인 질문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된다. (김지연)

상영 후 토크┃박서연

이왕 영화를 만들 거면 관객분들이 20분 남짓의 시간을 들여서 내 작품을 볼 텐데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1목표였어요. 20분 동안 긴장감을 놓치지 않을 재미있는 장르를 생각했을 때, 스릴러로 하면은 그런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집중해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가 한국영화 중에서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어서요. 그런 서스펜스가 있는 스토리 라인을 짜게 돼서 이렇게 <마네킹>이라는 영화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가는 길을 가지 않고 밟으면 안 되는 선들을 밟으면서 가는 모습이 주인공의 삶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 형태와 유사하다고 생각을 해서 앞으로 영화가 풀어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에는 흔들리고 방황하던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서 떠나는 결말로 풀어보려고 했는데 마지막 대사도 주인공은 자신이 정체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숨길 수 없는 정체성이 나타나게 되는 거죠.


각각 다른 분을 연기하지만 뭔가 모르게 그 속에 일관된 한 명이 보이는 연기를 펼쳐 주셨던 분이어서 캐스팅을 하게 됐고요. 오희석 배우님 마스크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제가 찾았던 배우상은 천의 얼굴이라고 하면 추상적이지만 착하게 생겼는데 무서운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얼굴을 찾았어요. 희석 배우님 연기하실 때 되게 착한데 눈빛이 섬뜩하다. 그렇게 느꼈거든요. 캐스팅을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후회 없는 한 해였고 같이 했던 친구들, 후배, 선배들이 열심히 해주셨어요. 카메라 감독님도 선배였는데 밤잠을 설치면서 같이 콘티를 짜고 촬영을 하고 편집도 도와주고. 그런 사람들 때문에 첫 영화지만 스크린에까지 오를 수 있지 않았나. 배우분들도 열정적이었어요. 마네킹이 집 안에 있는 신을 찍을 때가 꼭두새벽이었거든요. 배우님이 무릎을 꿇고 사진을 들고 있는 장면에 자고 계셨어요. 그 컷을 보면은 배우님 눈이 엄청 퀭하단 말이에요. 얼굴 핼쓱해가지고. 그래서 그 장면은 더 좋게 나왔기도 했지만, 그 정도로 현장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집중을 해줬습니다.

상영 후 토크┃김경현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어떤 영화를 찍고 싶은가 고민이 깊을 때였어요. 저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생각했을 때 의외로 웃긴 걸 좋아하는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요. 소재적으로는 대학 생활하면서 가장 관심 있고 주의 깊게 봤던 것들을 모아서 영화를 만들어 보려고 했던 것이 이런 영화로 나왔지 않나 싶습니다. 여전히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냥 마냥 웃긴 슬랩스틱 코미디보다는 뭔가 씁쓸한 코미디를 좋아해서 여전히 그런 시나리오를 쓰고 싶고요.


4:3이라고 생각하고 썼던 것 같아요. 실제 영화는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찍었기 때문에 콘티도 다 바뀌었지만 초기에는 말씀하신 만화적이라는 반응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더 많았다고 생각해요. 처음 썼던 시나리오에는 좀 더 고전영화의 코미디를 생각했고 사실 병현이도 생각이 올드한 남자니까 그런 쪽으로 생각했는데요. 화면 비율이 바뀌었으니 로케이션도 좀더 깊이감 있는 곳으로 가자, 이런 식으로 바꾸게 되는 것들이 많았어요. 학교에서의 작업은 그런 식으로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모집 공고를 올리면 보통 프로필만 올리는데 하늘 배우님이 장문의 메일을 쓰셨어요. 그리고 제 유튜브 채널에 있는 전 영화들 찾아서 보셨다는 거예요. 그때 사실 소름이 돋았거든요. 어떻게 보셨다고 감상을 쓰셨어요. 그런 지원서는 처음 봐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다가, 주인공 병현이가 이런 사람일 것 같은 거예요. 되게 열정이 있는... 그래서 배역을 잘 소화하실 것 같았어요. 그리고 실제로도 촬영장에서는 김하늘 배우님이 그냥 병현이로 계셨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