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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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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방 Her 5th Room
시놉시스 시댁살이 30년, 엄마 ‘효정’은 집에 살지만 방이 없다. 전업주부로 20년을 살아온 효정, 상담사라는 직업으로 새로운 가장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집안일은 효정의 몫이다. 일을 시작하게 된 엄마는 평생을 함께 살던 아빠의 방에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각방살이의 평온함도 잠시, 엄마는 아빠의 끊임없는 침입에 불안해진다. 그리고 안전한 공간으로 독립을 원하게 된다. 과연 엄마 ‘효정’은 다섯 번째 방을 가질 수 있을까?
연출의도 여성에게 자신만의 방을 갖는다는 것은?
프로그램노트 오래도록 시댁살이를 해온 효정이 뒤늦게 자신의 방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낸 <다섯 번째 방>은 당연한 듯 자신만의 공간을 떠올리지 못하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이면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다 문득 영화 밖에서 감독의 위치를 떠올려 본다면 나의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영화의 또 다른 고민을 읽어볼 수 있다. 자신만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끝끝내 상처 주어야 한다. 차라리 명백한 적이었다면 덜 고통스러웠을 테지만 어머니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드는 사람은 다름 아닌 측은하고 한없이 약해진 아버지라는 존재이다. 감독은 같은 여성이자 자녀로서 자신의 공간을 찾고자 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용기 있게 카메라를 들었지만, 정작 화면에 담긴 수많은 장면은 가족들이 서로를 떠나지도 혹은 다가가지도 못한 채 배회하며 내뱉는 웃음과 눈물들이다. <다섯 번째 방>은 뛰어난 흡입력으로 억압받은 엄마 효정뿐 아니라 그녀의 힘겨운 독립과 성장을 함께 지켜보는 가족들까지 응원하게 하며 점점 경시되는 가족의 위치가 무엇인지 새삼 질문하게 만든다. (김현정)
전작 <바보 아빠>는 유튜브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고 <집 속의 집 속의 집>도 왓챠나 다른 플랫폼에서 감상하실 수 있어요. 영화에서도 나왔지만 가정폭력에 대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가족에 대한 불만을 계속 가지고 아빠를 포커스 했던 기간이 길었던 것 같아요. 사실 화난 채로 오래 살면 사람이 피곤하잖아요. 아빠 말고 다른 뭘 찍으면 좋을까를 고민하던 찰나에, 엄마가-집안일과 또 모든 가사 노동을 다 담당하고 있는데- “나를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말을 입버릇처럼 하세요. 어느 날 그게 딱 저한테 꽂힌 거예요. 엄마는 항상 모든 사람을 돌보고 있는데 도대체 누가 엄마를 돌봐주지? 하는 질문으로 저는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어요.
첫 번째 러프컷을 한 4시간짜리인가 2시간짜리를 가족끼리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이야기 구성 같은 것도 제대로 안 잡혀있고 뭘 찍었나를 가족들끼리 한번 보자는 느낌으로요. 그때 가족들이 ‘그래도 얘가 뭔가를 하고 있구나.’라고 인정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 뒤로 제가 하던 일에 대해서 규탄을 멈춰주는 계기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쨌든 영화가 나왔을 때도 가장 먼저 축하해 주고요. 제가 첫째인데 집에서 K-막내를 담당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내가 좀 멀쩡하게 살고 있다는 걸 영화에서 입증을 했던 시간들이 기억나요.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아빠도 아빠의 입장이 있을 거고 제가 보는 아빠에 대한 어떤 편견이나 프레임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아빠라는 인간은 굉장히 입체적인 사람이잖아요. 저의 아빠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이기도 하고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아빠를 떠나서 이 인간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가?로 정말 힘들었는데 내가 어떻게 정의할 수 없다고 저는 결론을 내린 것 같고, 여기까지는 내가 했고, 이거는 내 몫이 아니다 생각을 했어요. 저에게 폭력의 기억을 남겨준 가해자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저희를 따뜻하게 사랑해주는 아빠이기도 하고 제 입장에서는 용서할 수도 없고 사랑할 수도 없고 미워할 수도 없는 그냥 한 사람이다. 어쨌든 이 고민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나에게 주어져 있고 나는 그냥 그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제 고민의 끝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모두 영화에 녹이고 싶었어요. 그런 고민을 있는 그대로 관객분들이랑 나누고 싶었고 저도 그런 복잡성을 그냥 펼쳐놓고 싶었던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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