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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29. (금)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로컬시네마데이 Busan Local Cinema Day

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참여 | 김진태(<결혼, 하겠나?>연출) 진행 | 김지연(영화평론가, 인디크리틱 편집장)
결혼, 하겠나? Can we get married?
김진태┃극영화┃컬러┃102분┃2024┃대한민국┃15+

시놉시스   결혼을 앞둔 미래 건축가 선우와 여자친구 우정에게 이혼 후, 할머니와 살고 있던 애물단지 같은 아빠 철구(60)가 뇌출혈로 쓰러진다. 신용불량자인 철구의 엄청난 병원비는 선우에게 부여되고 엄마 미자는 철구를 기초수급자로 만들어야 한다며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정과의 결혼을 꿈꾸던 선우에게 닥친 이 웃지도 울지도 못할 재난과도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우정과 결혼에 골인 할 수 있을까?

연출의도   생활밀착형 재난영화.

프로그램노트   누구든 돌봄의 문제에 직면한다. 부모의 부양이든, 자녀의 육아이든, 또는 어떤 형태일지라도 평생 타인을 돌보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누구든 해야 한다고 하여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모라동'은 이 어려움의 과정을 안정적인 플롯 구성과 연출을 통해 수용성 높은 이야기로 소화한다. 주인공 선우(이동휘)는 여자친구 우정(한지은)과의 결혼을 앞두고 상견례 자리를 마련한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 철구(강신일)가 뇌출혈로 입원한다. 어머니와 갈라선 지 오래되어 끽해야 1년에 한두 번 보는 아버지다. 그러나 선우는 아들 된 몫을 지키려 각고의 노력에 임한다. 병원비를 마련하려 백방으로 발품을 팔고 주변에 도움을 빌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우정과의 관계는 어긋나고, 결혼 논의마저 흐지부지된다. 답답하기 그지없는 병원과 동사무소의 서류들은 '이키루'의 관료제처럼 인간의 삶을 거꾸로 옥죄려 한다. 그러나 희망 역시 세상에서 핀다. 가족보다 따스한 타인의 손길, 과거의 아픔을 묻어가는 시간, 나의 힘듦을 어루만져 주는 말 몇 마디로 선우는 종종 숨통을 틘다. 그 숨의 시간에서 나오는 인간미가 '멋진 인생'과 같이 연말에 잘 어울릴 법한 포근함을 자아낸다. (이우빈)

상영 후 토크┃김진태

히치콕 할아버지가 영화는 일상에서 먹게 되는 한 조각 케이크 같은 거라고 얘기했었다시피, 일상에는 너무나 많은 순간들이 있지만 그중에 특별한 것이 케이크를 먹는 아주 달콤한 순간이잖아요. 저도 그런 순간이 영화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저도 일상을 그대로 잘 묘사하는 에드워드 양 감독님이나 허우 샤오시엔 감독님, 오즈 야스지로 감독님 영화 너무 좋아하는데요. 저는 그렇게는 못 만들 것 같고, 그래도 조금은 일상 중에서도 재미있고 스페셜한 에피소드들을 가져오고요. 또 제가 장르적인 컨벤션을 되게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 것들을 잘 녹여내서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저한테는 영화인 것 같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동휘 배우는 제가 생각하는 30대 청년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30대가 중간에 낀 세대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MZ도 아닌 것이 장년도 아닌 것이 중간에 막 끼어 있는 이상한 세대인데 그 세대의 좌충우돌하는 불안함, 그다음에 약간 코믹함, 이런 것들을 함께 가지고 있는 얼굴이라서 제일 처음에 캐스팅 문의를 했었고요. 되게 센스 넘쳐서 타고 났겠지 생각했던 배우였는데 작업 같이 해보니까 진짜 노력을 엄청나게 하는 배우예요. 어떤 신을 찍을 때 한 7 테이크인가 갔어요. 모든 장면들에 조금씩 변주를 주면서 연기를 하길래 너무 좋아서 나중에 골라 써야지 하고 컷 하고 오케이 했는데 저한테 쓱 오더니 아직 12개 버전이 남아 있다는 거예요. 이 사람 진짜 준비 많이 하는구나. 진짜 노력 많이 하는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도 내 부모님의 보살핌 안에서 커왔는데 내가 조금 버티고 조금 희생을 하더라도 다시 걸을 수 있는 힘, 어떤 기회가 부여가 된다면 그걸 안 하고 매몰차게 굴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겁니다. 판타지 같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선우의 선택이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우와 우정이라는 사람이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건 영화의 엔딩에서 눈이 오지 않는 부산에 눈이 내리는 것처럼 그 두 사람은 쉽게 오지 않는 인연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영화 속에 투영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넘어야 될 산들이 많이 있지만 서로 생각이 올곧은 훌륭한 사람임을 알기 때문에 쉽게 헤어지지 못하지 않을까. 그래서 저 영화가 끝난 이후에는 두 사람이 어떻게 될까라는 고민과 생각, 상상을 관객에게 던지고 싶었던 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