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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독립영화제
영화제를 만드는 일
일시 | 2024.11.24. (일) 17:00
장소 |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김대황 사무국장님, 공간나.라 대표이자 작은영화영화제 집행위원장 김미라님, 미디어 센터 내일의 김민재 대표님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작년에는 “영화제를 만드는 일”을 목포, 전주 그리고 대구에서 영화제를 운영 하시는 분들과 이야기 나눴고, 대부분의 시간을 도대체 이 일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고 어째서 이 일을 하게 되었는가가 주를 이뤘습니다. 재밌었던 게 대부분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두지 못해서 계속 하고 있고, 모든 것의 시작은 전화기를 통해서 비롯되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지 마라. 그만두려면 2~3년 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 그만둘 수 있다. 이런 웃기고 슬픈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화제에서 이런 토크를 행사로 준비 한다는 것은 일단 현안들이 있다는 것이 출발점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영화제, 상영공간, 지역 미디어 센터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잘 되는 것도 있고 잘 안 되는 것도 있을텐데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사무국장 김대황이라고 합니다. 제 경우에 비춰 말씀 드리면 아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울리더라도 받는 걸 조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오민욱 대표님도 현업에서 감독을 하고 계시지만 저도 부산지역 영화사 대표로 있으면서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영화 작업자이기도 합니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지역 혹은 전국 영화제 안에서도 중간 정도 규모로 알려져 있고, 올해로 41년을 맞이한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부산국제영화제 아니에요? 라는 전화가 많이 걸려와요. 그리고 공동체 상영 가면 관객분들에게도 부산국제영화제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기도 합니다. 미장센 단편영화제-부활을 논의 중에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나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등이 없어지면서 한국에 존재하는 국제단편영화제로는 저희가 국제경쟁과 한국경쟁 부문이 있는 유일한 단편영화제입니다. 그래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고요. 다양한 사업도 하고 그 과정에서 오스카 인증이라든지 해외 영화제, 시네마테크 상영회라든지 여러 방면으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잘 하고 있는 건가? 질문을 해 주신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역에서 영화 작업을 하고 있는 제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의 단편영화제에서 중요한 역할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영화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간나라 대표라고 소개 되었지만 사실 이 일도 “작은영화영화제”로부터 시작되었어요. 2017년 3월부터 시작되었죠. 1년에 한 번씩 하는 일반적인 영화제가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첫번째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상영하는 영화제입니다. 내년 3월이 되면 8년을 맞이하게 되고요. 90회차 정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역사가 길지는 못하고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는 단체도 아니라서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이 작습니다. 그래도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의미를 만들기 위해서 시작한 영화제고요. 어떻게 보면 “작은 영화 영화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공식적으로 초대를 받기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8년이라는 긴 세월을 활동하다 보니 알아봐주는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나가서 무슨 얘기를 해야 할까 생각도 들었어요. 여기 와서 보니까 객석에 영화제를 준비하는 분들도 눈에 띄고요. 앞으로 영화제를 만들고 싶어 하시는 분도 계시는 것 같아서 더더욱 무슨 얘기를 전해드려야 할지 모르겠고 설레기도 하네요. 재정이 열악하다 보니까 저희가 영진위에 이런 영화제를 하고 있는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루트가 있을까 문의했을 때 저흰 영화제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공동체 상영이지 영화제는 아니다.”, 듣고 머리가 띵 했습니다. 그럼 영화제라는 게 무엇일까? 무엇을 우리가 영화제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그때 처음 가지게 되기도 했습니다. 공동체 상영회 성격이 강하다고는 할 수 있는데 그러면 공동체 상영은 왜 필요한가? 이런 이야기들도 나올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저는 현재 영화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고요. 저희 미디어 센터 내일은 민간이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2005년에 설립해 제가 세 번째 대표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2008년 40석 규모의 비상설 독립영화관을 시작을 했고요. 코로나가 왔던 2020년 5월까지 운영을 했었습니다. 독립영화를 주로 상영을 했고 2005년부터 “진주같은 영화제” 운영을 2년 전까지 하고 이제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영화제에 대한 부채감이 없는 편이고 활동가가 아니기 때문에 몫을 다했을 때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했던 쪽이고요. 진주 같은 영화제도 14번 진행했지만 지역에서 다른 영화제가 태동되고 있었거든요. 그 즈음 통영영화제, 합천영화제도 있고 지금 김씨네도 있고 그래서 지역영화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다른 루트가 생겼다고 생각했고, 진주같은 영화제의 쓰임 중에 큰 일부는 지워졌구나.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 그렇게 생각을 했고요. 작은 영화제가 갖는 한계도 있고 포스트시네마 담론도 있듯이 다음 행보로 생각한 게 ‘시네마리듬’이라는 상영회였고요. 작년부터 저희가 지금 6번, 7번 진행을 했네요. 시네마리듬을 생각하게 됐던 것은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관이 없는 상황에서 1년에 한 3일 정도 영화제를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했을 때, 더 자주 관객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겠다. 그리고 공적자금, 공모사업에 기대지 않는 방식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시네마 리듬은 지역에 있는 영화 단체 한 곳, 영상 기업 한 곳, 그리고 저희 미디어 센터가 비용을 분담해서 진행을 하고 있어요. 공모사업이 엮일 때도 있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공모 사업에 기대지 않는다. 기대게 되면 6, 7월 공모 니까 상영회가 1년에 반밖에 운영을 할 수 없잖아요. 더 정기적으로 관객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고 인스타그램에 보시면 알겠지만 시네마리듬을 찾는 관객이 저희 영화제를 찾는 관객 평균보다 훨씬 많습니다. 영화제에 대한 대안을 생각했을 때 영화제도 일종의 상영 활동의 대안이었고 지금 대안은 시네마리듬이 한 축을 이루고 다른 축은 지금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사업할 때 관객 획득 비용을 생각해서 하거든요. 다 재정적인 문제가 있을 거고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 있으니까요. 공모 사업을 3개, 4개 붙여도 부담해야 될 금액이 연 사무국 인건비 빼고 천만 원이 넘으니까 민간 기업 혹은 민간단체에서 그 예산을 만들어서 매해 진행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효율적으로 비용을 쓰고자 했을 때 관객 획득 비용을 좀 낮출 수 있는 비용을 찾아야겠다고 생각 했죠. 지금은 예전에 비해 더 효율적인 것 같고요. 저는 감각의 문화에서 사유의 문화로 가는 그 중간 과정에 저희 상영회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 형평영화제 2회째인데 지역에서 지속됐으면 싶어서 공동주관으로 했고 그전에는 창원의 부마민주영화제를 했습니다. 영화제를 하게 된 건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은 건 아니었고요. 센터의 주요 사업 중에 하나여서 자발적으로 시작했던 케이스고 그 영화제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넘어보고 싶었지만 안 됐던 것 같아요. 지금은 다른 활동, 대안을 모색하고 있어요. 저는 헌신하되 희생하지 않는다가 모토인데 일이 조금 못 되어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을 때 손을 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시네마리듬 상영회를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부산평화영화제에서 온 이현주라고 합니다. 부산평화영화제는 부산 어린이 어깨 동무라는 평화 활동을 하는 단체에서 만든 영화제이고요. 북한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였어요. 남북한 어린이의 발육 상태가 달라서 어깨동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시작되고 모금 했던 단체이고, 현재는 북한과 교류하는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평화문화와 평화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 평화영화제는 그러한 평화 문화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영화제이고요. 올해로 15회를 맞아 지난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모퉁이극장에서 3일간 상영을 진행했습니다.
부산독립영화제는 올해 26번째 영화제를 개막했고,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개막을 해서 5일간 개최를 해오고 있습니다. 경쟁 부분이 있고 별도의 비경쟁 섹션이 있는 방식의 영화제인데, 부산독립영화제만의 형식이라고 할 부분은 특별히 없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매년 개최되거나 2년마다 격년제로 개최하는 영화제들이 경쟁이나 비경쟁 방식으로 개막하고 영화들을 연달아 상영하는 일련의 방식들을 우리가 익숙하다고 여기죠. 영화제를 개최하는 부산독립영화협회에서는 매달 한 번씩 부산지역 영화를 상영하는 “로컬픽, 시간과 빛”이라는 정기 상영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기’라는 것이 상영과 영화제에서 의미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는 걸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데, 영화제와 상영회를 통해서 보여줄 수 있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김미라 대표님이 말씀하셨던 제도적으로 영화제라고 수용할 수 있는가, 혹은 영화제의 형식이 아니지 않는가. 뭔가 가려내는 부분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있기 때문에 영화제의 규칙, 셋업, 그다음에 시작과 끝을 부산국제영화제 기준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어서 여러 영화제들이 가능성 안에 갇히는 부분도 분명히 있거든요. 부산국제영화제가 촉발시킨 지역의 영화문화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것이 하나의 가능성이 아니라 가능성들을 전부 차단시키는 작용들도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런 생각들도 해보게 돼요.
국제규모, 소위 말하는 중소규모 영화제에서 사업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게 많거든요. 지원사업에 선정되고 또 저희는 지자체 지원을 받고 있다 보니까요. 거기에서 자유롭고 싶어요. 언젠가는 자생할 자원을 마련할 계기가 있어서 사업으로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의견도 나누며 행사를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단편영화제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생각이 들어요. 단편영화제 사무국장으로 일을 해보니까 결코 쉽지는 않겠다는 현실의 벽도 많이 느낍니다. 상반기에 저희가 국제영화제 중에 가장 먼저 개최를 합니다. 저희 영화제가 끝나자마자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을 하거든요. 영화제 관계자분들은 초청 받으면 부산에 갔다가 전주로 가는 코스를 짜죠. 저희가 영화제 개최 시기를 바꿔보려고 논의와 시도도 좀 해봤는데요. 현재 시기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제 공모 지원 사업에 선정이 되어서 지원금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영화제가 4월 25일인데 지원결정된 시기도 4월인 거예요. 선정은 됐고 예산을 써야 되는데 지급이 느리고 일도 진행 안 되고 정말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그것 때문에 KNN 뉴스에도 나오기도 했는데요. 지자체 지원도 마찬가지예요. 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총회라는 형식을 갖춰야 되고 그걸 위해서 전년 12월부터 준비를 해서 1월부터 숨가쁘게 움직여야 돼요. 전주국제영화제 끝난 뒤인 5월 개최를 좀 고민을 해봤거든요. 모든 영화제가 결국에는 예산 문제가 가장 클 것이고 그 때문에 힘든 입장일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저희는 해외 초청자가 많이 발생을 하거든요. 그 시기에 와보신 게스트분들은 저희 영화제 숙소가 좋다는 칭찬을 많이 하세요. 저렴한 금액에 미리 선점을 하거든요. 근데 전주국제영화제가 끝나고 5월이면은 성수기가 돼버려서 금액이 1.5배 이상 뛰는 거예요. 그런 부분 때문에라도 개최 시기 조율에 어려움이 있어 내년에도 영화제를 4월 24일로 개막 확정을 지었습니다. 하반기에는 ‘단편 유랑단’이라고 하는 순회상영을 하는데, 전국 11개 도시, 올해는 제주도도 추가를 해가지고 영화제 수상작들을 상영하는 행사도 하고 있고 찾아가는 달빛극장, 부산 16개 행정구역에 찾아가는 공동체 상영회도 진행을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저희 영화제 1년의 사업 계획 안에 지원금과 연관되어 진행을 하다 보니까 내부적으로 사무국의 인력들이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때도 많이 있거든요. 해야 될 인력은 없다 보니까 부산국제단편영화제라고 하는 규모에서도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내년(2025년)에 개최 시기를 조금 당긴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연쇄적으로 다른 영화제들도 계획을 수정하는 부분도 발생할텐데 어찌할 수 없이 물고 물리는 부분도 분명히 좀 있어요. 저도 단편영화제 운영위원이어서 회의 들어가 어려움을 많이 들어보긴 했습니다. 그 외에 제가 신기하게 생각하는 일이 뭐냐면 독립영화가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을 받아서 개봉을 하는데 영진위에서 도대체 생각을 하고 정책을 만든 건지 거대한 물음표가 생길 정도로 지원을 해주고 개봉시기를 특정 하는데, 모든 영화들이 11월에 개봉하고 있는 거죠. 지원 제도를 잘못 설계해서 그렇게 되는 거였어요. 11월이 독립 영화의 파티다. 일주일에 몇 편씩 계속 개봉하고 영화들끼리 서로 조그마한 극장들을 가지고 경쟁하다가 다 같이 침몰하는 것을 보면서 지원 정책이라는 것이 단순히 예산의 숫자에 대한 것으로만 접근하면 안 되는데 지금 지원 정책은 숫자에 목을 매게 돼 있잖아요. 숫자를 가지고 지역의 영화제나 창작자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큽니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이라는 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정책으로 영화제 지원 사업이 결정 돼버렸고 지원을 받고 나서도 그걸 수치나 정량화, 계량화하는 기준이라는 게 없다 보니 불만의 목소리가 지원을 받거나 못 받거나 영화제 네트워크를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도 나와요. 예를 들어서 국제영화제 지원 사업이라면 이전에 저희가 영진위 지원 연달아 계속 받았었는데 수치가 예를 들어 ‘국제 영화들을 몇 편 상영’이란 기준이었다면 올해는 한국 영화로 바뀐 거예요. 국제 영화제인데 기준을 한국 영화로 다 통일시켜버리는 거죠. 오락가락하는 이런 정책에 따라, 사업지원 하려면 한국 영화를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되겠네? 이런 식으로 가게 되어 불만과 건의도 있는 상황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에 관련된 정책인데 엑셀을 켜놓고 정책을 짰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어리석은 정책 설계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김미라 대표님 이야기를 좀 들어봤으면 하는데요. 영화제라고 행사를 진행해 가시면서도 영화제가 아니라는 이야기 속에서 일을 하고 계신데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한 달에 한 번씩 영화를 상영을 기획했던 이유는, 영화제들이 무수히 많죠. 대부분 영화제 하면 독립 영화, 장편 내지는 단편. 이런 것들을 주로 대상으로 하는 영화제들도 있고요. 지자체가 운영 혹은 지원하는 영화제들도 요즘은 많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영화라는 예술 장르가 일반 대중들에게 접근하기 좋고 많이 원하기 때문이기도 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각각의 영화제들이 가지고 있는 역할은 빛나는 요소들이 많이 있죠. 1년에 한 번이지만 관객 다수를 일시적으로 불러모아 영화의 잔치를 한다는 의미에서 영화제라는 게 의미가 적절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관객을 만날 수도 있지만 저희는 관객들과 자주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서 남들은 1년에 한 번 하지만 우리는 더 자주 다가가자. 그러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자. 그렇게 되었던 거예요. 시작은 개인적인 일에서부터 출발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다 거치는 루트이기도 하죠. 영화를 감상하는 데 깊이 빠지다 보면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죠. 제가 영화의전당 영화 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되었고, 초보자들이 만들 수 있는 거는 장편이 아니라 단편이죠. 단편영화를 제작하면서 이 세계가 있다는 걸 그때 인식하게 됐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를 자주 만나고 싶다. 이 단편 영화라는 세계를 일반 대중들한테 널리 알리고 싶다. 이런 생각이 첫 번째 목표였고. 두 번째는 모든 감독들은 다 단편 영화로부터 시작하잖아요. 앞 시간 행사(“영화를 만드는 일”)에서 들으니 1년에 한 1,500편이 나온답니다. 그중에 장편은 그렇게 많지 않겠죠. 단편영화가 매년 무섭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틀 만한 스크린이-영화제가 많이 있어도 있어도 -한계가 있고 조건이 있고 해서 올리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작품들에도 주목을 해서 그 젊은 감독들을 응원해 주자. 그렇게 작은 영화 영화제를 시작 했던 겁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하게 되었고 그때 같이 호흡을 같이 했었던 친구들은-벌써 7년, 8년 전 얘기인데- 영화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니까 영화를 여전히 찍고 있는 감독도 있고 영화사를 조직해서 영화 일을 또 계속하는 친구들도 있고. 이런 식으로 영화인을 우리가 작은 영화제를 통해서 배출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있죠.
사실 영화제는 극장공간을 소유하고 있지 않고 사무실에서 일을 준비하는 그런 조직이잖아요. 그래서 영화제는 반드시 극장이라는 공간을 이용해서 페스티벌을 개최하거나 정기적인 상영회를 개최하거나 이런 입장에 있는데요.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독립영화제나 평화영화제는 극장을 이용해야 하고 극장이 없으면 페스티벌 개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기획했던 프로그램들을 펼칠 수 없는 입장에 있는데요. 미디어센터 내일과 공간나라의 경우에는 스크리닝이 가능한 시설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잖아요. 극장을 운영할 수 있는 입장이랑 저희처럼 그걸 이용해야 하는 입장의 어려움, 그 상황에서 항상 빚어지는 바뀌지 않는 사실들, 굉장히 신경을 써서 준비해야 하는 그런 지점, 개선점이나 건의를 해오고 있지만 풀리지 않는 종류의 이야기들이 있을 것 같거든요. 평화영화제가 최근에 폐막했기 때문에 극장을 어떤 방식으로 이용하는지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는 국도예술관에서 시작을 했었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가톨릭 센터에서 또 진행을 했다가 지금은 모퉁이 극장에서 하고 있어요. 저희는 대관을 하는 입장이어가지고 극장과 협의를 해야 되고 극장에서 영사도 같이 하는데요. 저희가 사실 행정을 할 줄 알지 영사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아니니까 문제가 생겼을 때 극장에 의존을 해야 되는 것도 어려운 점이 있고요. 대관을 했을 때, 저희 평화영화제의 색깔을 더 보여주고 싶은데 모통이 극장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극장공간이 있고 그 앞에 로비공간이 있어요. 그 공간은 또 청년작당소에서 운영을 하고 있어서 그곳과도 대관 협의를 해야 돼요. 저희가 원하는 구성, 책상을 옮긴다던가 저희 색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꾸미고 싶은데 예산의 문제도 있고 청년 적당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그게 어려웠던 점이 있습니다.
저희는 2020년 5월까지만 상영관을 운영을 했고요. 그 이후 지금까지 상영관은 없습니다. 제가 불편한 환경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고민 않고 영화관 대관해서 행사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저는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영감과 위안이고요. 제가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대부분 영화를 매개로 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공공예술로서 영화의 가치 입증을 중간 매개자가 해야 되는 상황인 것 같아서 그걸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궁극적으로는 극장에 대한 마음이 있는 거죠. 공공도서관 같은 공공영화관을 만드는 거, 경남에서 그것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거죠. 지역의 작은 영화관 모델들이 있는데 그것이 군 단위뿐만이 아니고 시에서도 공공영화관 운영이 되면은 좋겠다. 그것을 위해서는 몇몇 영화인들로만 되는 게 아니고 실제 수요자가 될 관객,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 숙제를 지금 풀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화 시장이 대부분 마찬가지지만 공급 과잉 시장인 거 인지하고 있고요. 공급 과잉 시장에서 관객이 될 시민의 시간을 얻는 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하는 활동에 대해서 말씀드린 거 이상의 의미부여 하지 않고 있고요. 가능하면 정량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려고 하고, 지금 시네마리듬 같은 경우 갖는 질문 중에 하나가 관객 개발을 할 수가 있는가? 이거든요. 여기저기 독립예술 영화 상영을 많이 하고 있고 지역에도 많은 상영회가 있고 독립영화제가 있는데 관객 개발이 되고 있는가? 질문을 던졌을 때 “아니다” 라고밖에 답을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하고 있다면은 독립영화 관객 수는 계속 증가해야 되지만 지표상 어디에서 그걸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플로어는 있는데 스톡이 없는 상황인 거죠. 지금 시네마 리듬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개인 정보를 계속 받아서 쌓아가고 있는 중이거든요. 처음에 가설을 세웠을 때 한 300명 정도의 관객 데이터가 있으면 75석 정도는 상영작 상관없이 세울 수 있겠구나 하는 가설을 통해서 지금 7번 정도 진행하면서 채워가고 있는 중이고 그런 관객 DB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통해서 지역에서 같이 영화 보면서 즐겁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한 바탕을 다시 생각하고 있어요. 영화가 죽었다, 영화관이 죽었다는 시대인데 저는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고집하는 거예요. 다른 분들은 다른 장르 예술을 더 좋아하실 수도 있겠죠. 그래서 영화제를 조금 내려놓고 대안 상영 활동을 하면서 그 시간을 다시 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공간에 대한 고민은 계속 남아 있는데, 지역 영화관과 더 밀접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고요. 최근에는 천 원 할인해서 대관료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공공 상영관이라고 할 만한 상영관이 거의 없잖아요. 처음에 이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미디어 센터의 확장판 개념이었습니다. 지금 작은 영화관을 보면 보통 50석, 100석 규모로 설치되어 있는데, 그렇게 해서 더 많은 편수를 틀 수 있고, 대관해서 행사하기도 편한 공공시설로서의 영화관이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부산 빼고는 그런 영화관이 거의 없을 거예요. 대부분 강의나 행사를 겸하는, 영화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공간에서 스크린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죠. 스피커만 있으면 영화는 볼 수 있다고 여기고요. 솔직히 불쾌한 현실입니다. 영화는 좀 더 영화관다운 공간에서 봐야 하는데, 작은 영화관이 운영되는 예산이나 수혜자 수를 고려해도 공공영화관 설립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역에서 거점 도서관도 만들고 하는데, 학생들이 영화·영상 문화를 즐기고 교육받을 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 지역에는 영화 산업이라는 게 거의 없고, 로케이션 인센티브밖에 없어요. 부산 외에 영화 산업이 사실상 생길 수 없는 구조라서 영화 쪽 예산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행정 언어가 아직 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산도 서부산 미디어 센터가 내년에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요. 동부산에 영화의전당이 있으니까, 반대 지역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작은 규모의 영화의전당 버전을 만들겠다는 것이 출발점인데, 세부적인 내용을 알지는 못하지만 1차적인 기획이라는 느낌이 강해요. 면밀한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공간을 설계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나 광역시 내 여러 구 단위의 경쟁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고요. 지금은 도시에 큰 건축물이 들어섰다고 해서 그걸 중심으로 삶이 바뀌기 어려운, 수정 불가능성이 큰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데요. 또 하나 대관 문제를 얘기하자면 극장 공간에 기술적 부분이 꼭 필요한데, 영화제를 하는 분들이 그 부분이 쉽지 않다고 느끼죠. 디지털 패키지가 표준화되면서 비용이 추가되었고 그 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영화의전당에서 영화제를 대관하는 것만 해도 영사를 직접 대행하지 않고 외부 업체와 계약해 그 업체가 영사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작은 영화제에게는 어렵죠. 공공극장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그런 부분에 대해 운영 조례나 규정 같은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민간 단체들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을 겁니다. 저희 영화제도 그 비용 비중이 꽤 큽니다. 거의 대부분 DCP로 상영하는데, 편수도 많으니 어려움이 크죠. 단편영화제는 예산 운영이나 영화제 개최 운영상의 어려움이 어떤 것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시에도 건의를 했어요. 영화의전당이 부산에서 영화제를 개최하는 단체들과 네트워크 같은 걸 통해서 해결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할인, 감면을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다가 다시 또 컨택을 해가지고 요청을 드리면 그제서야 뭔가 조금 수정이 되거나 약간의 감면이 들어가는 형태라 불통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고요. 저희가 해보니까 야외 상영 관련된 공간은 하루 대관도 굉장히 비싸더라고요. 대신에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서 하면은 무료라고 해가지고 올해는 그쪽에서 했었는데 확실히 사람이 안 다니다 보니까 비용이 발생되더라도 중앙 쪽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에피소드가 기억 나네요.
저희는 이런 정식 영화관 시설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공동체 영화상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가 스크린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썩 좋지는 못해요. 그래서 한 달은 문화시설-미술 전시를 하는 공간인데-, 꽤 넓고 쾌적하고 좋은 공간이에요(딥 슬립 커피). 정식 스크린은 아니지만 그때그때 스크린을 설치하고 영화를 보고 있는 형편이고요. 거기서는 대관료를 받지를 않아요. 저희한테 지원을 해주는 형태죠. 그래서 지속될 수 있었고 그다음에 짝수달인 경우는 이 공간(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에서 상영을 합니다. 역시 영화의전당으로부터 대관 지원을 받기 때문에 상영들이 가능하다. 영화 상영 공간으로는 좀 아쉬운 공간에서도 상영을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관객들과 우리가 만나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는 감독들과 관객이 가까이 마주 앉아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요.
부산에는 영화의전당 외에 북구 무사이 극장, 중구 모퉁이극장 외에 사실은 영화관다운 시설이 있는 상영관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독립영화관 내지는 예술영화관을 짓자는 움직임도 있기는 합니다. 그게 쉬운 부분이 아니어서요. 공공의 영화도서관 혹은 영화를 볼 수 있는 독립영화관, 혹은 예술영화관들이 영화의 도시 부산이란 말에 걸맞게 지역 곳곳에 생겨야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죠. 대부분 말씀하시는 것들이 제도적인 부분과 관련한 내용들이 사실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뉴스에서 작년부터 많이 나왔었는데 영화 관련, 지역 영화문화 관련된 지원제도가 거의 백지화되고,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영화제도 있고 걱정했던 것보다는 영향이 적었던 영화제도 있고 그랬던 것 같거든요. 이제 올해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1년 보내면서 바뀐 제도로 인해서 사무국을 이끌고 있거나 운영하고 있거나 이런 입장에 계시잖아요. 아주 작은 것이지만 결국에는 적응해야 하는 것이더라, 혹은 이런 것들은 변화 앞에서 적응할 수 없는 것이더라 이제 그런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평화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았다가 국제와 국내영화제지원 사업이 합쳐지면서 탈락을 했고요. 영진위 지원이 없어 예산이 줄어서 작년까지는 4일을 개최 했었는데 올해는 3일 운영을 하고 상영 편수도 더 줄이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센터 일하면서 이제 영화 쪽 일이 줄어가지고 좀 편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고요. 처음 영화 문화 활성화 지원 사업이 5년 동안 진행 됐었고 그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에서, 각자 자기 지역에 맞는 처방을 하는 거죠. 자유 기획을 하고, 그것이 어느 정도 영진위 심사위원의 동의를 얻으며 진행해서 사업기획, 예산집행이 융통성이 큰 사업이었거든요. 경남도 그 덕분에 경남 영화 학교를 5년 동안 운영했었고 지역에 흩어져 있던 영화 단체들 간에 해묵은 갈등에 대해서도 좀 꺼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었어요. 그 사업이 없어지면서 많은 것들을 잃게 된 것 같아요. 근데 저는 그 사업을 처음 진행할 때-사실 (우리가) 영진위에서 5년 동안 사업을 할 거라는 기대가 없었지 않습니까? 5년 동안 가는 사업도 잘 없고- 첫 해부터 수요가 좀 입증이 되는 것은 빨리 지역 예산으로 돌려야 된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경남 영화 아카데미를 경남 영화학교 모형에서 가지고 왔었고 경남 영화학교는 영진위 예산 가지고 5년 진행했고 경남 영화 아카데미는 이제 올해 4년 차인 거고요. 그 외에는 사실 많은 것들을 가져오지 못했어요. 뭔가 지역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많이 없어졌다. 지역은 그냥 상업영화 소비지구나 하는 생각이 좀 들고요. 저희 영화제 같은 경우에도 진주 같은 영화제 진행할 때 뭔가 해볼 수 모멘텀이 됐던 것도 영화제지원사업 덕이었거든요. 저희도 세 번인가 그 사업에 참여를 했었고 영화제 지원 사업 가지고 소규모 영화제를 조금 더 다른 방식으로 운영할 때 도움이 됐는데 올해는 사업이 없고 내년도 나아질 것 같지는 않고요. 우려했던 사업 중에서는 독립예술영화관 시설 개보수 지원 사업 외에는 크게 영진위가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없애는 일만 했던 것 같고요. 올해 예산안을 상정했다라는 보도를 한번 봤고 작년에도 상정은 했지만 기재부에서 다 커팅을 했기 때문에 올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는데 기대하지 않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쉽게 태도를 바꾸지는 않으니까요. 김미라 대표님께서는 영진위 지원 정책과는 연결된 부분도 있고 또 연결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을 것 같은데 올해 운영은 어떠셨나요?
저희는 처음부터 지원을 받는다거나 의지하지 않고 자체 운영 해왔었고 그것이 좀 더 자유롭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렇게 해 왔는데 그게 쉽지 않죠. 지속성을 갖는다는 것은 결국 재정과도 직접 연결되는 부분이니까요. 그것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렵기 때문에 좀 기대야 되겠다는 생각을 이제는 하기 시작했고요. 안 그래도 제도적으로, 정책적으로도 바뀌고 있고-물론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이제 바뀌겠죠- 그렇지만 국가의 문화 정책은 바뀌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인데 처음 얘기했듯이 영화제인가 공동체 상영인가를 떠나서 영화를 상영하고 유지할 수 있는도록 도와주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죠. 앞 시간(“영화를 만드는 일”)에 감독들의 이야기도 들었지만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장르가 시작은 그렇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부터 걸을 수 없잖아요.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부모가 케어를 해야 되듯이 이런 모든 예술인들에게는 이런 기본적인 지원 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구분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해줘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또 이런 정책들이 정부의 입김과는 상관없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독립영화제는 이제 내일 폐막이어서 또 내년 11월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고 또 하루하루 살 것 같은데 이제 김대황 사무국장님은 영화제가 곧 시작되잖아요. 변화를 제일 일찍 겪게 되시잖아요. 올해 내년 영화제 지금 어떻게 준비하려고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요즘 시끄러운 일이 올해 서독제 예산을 영화제지원사업에 아예 통합을 시켜서 거기에 대한 반발이 있었죠. 부산국제영화제 때 1차 미팅을 가졌는데 그때 건의가 많았습니다. 들으면서 가장 많은 분들이 경악스러워했던 건 삭감된 영화제 지원사업에 올해 10개의 영화제가 선정이 됐는데 그 예산마저도 사실은 아낀 예산들이거든요. 저희 영화제도 이전에 지원에 비해서 50% 삭감된 예산을 받게 된 거예요. 영화제 입장에서는 준비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던 부분이고요. 그마저도 부산에 있는 영화 단체들 중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저희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지원을 받게 됐어요. 처음 지원할 때부터 찝찝했고 내부적으로 지원할까에 대한 고민도 긴 시간 동안 했는데요. 받고 나서도 찜찜한 거죠. 삭감된 예산을 지원을 받고 마치 저희 영화제가 좀 체인이 된 듯한 찝찝함을 안겨주는 것 자체가 불편함이 많긴 했었어요.
그리고 확정된 예산 편성안이 조금 개선이 되는 거라 기대 했었지만 문체부 관계자가 예산 지원을 조금 해줄 테니까 영화제 수 자체를 아예 딱 정량화했다는 거예요. 15개 영화제로 해라! 그 얘기를 듣고 영화제 관계자분들이 완전히 난리가 났었거든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고 또 영진위 측에서는 협상도 못하고 저희 영화제 측에 얘기를 하시느냐. 저희가 성토의 목소리를 좀 내기도 했었는데 그런 과정에서도 이번에 2차 간담회 이후에 개선안이 얼마나 반영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영화제 지원 예산엔 지원을 또 해볼지 말지에 대한 내부적인 고민도 있고 선정이 될지 안 될지에 대한불안함이라고 해야 될까. 두려움도 있는 것 같고요. 영화제를 가장 이른 시기에 준비하는 입장이다 보니까 선정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서 전체 예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다 보니까 지자체와 국비, 중구에서 받는 지원 사업 관련된 것들이 확정이 빨리 안 되면 그만큼 영화제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됩니다.
정해서 주면서 이 안에서 다 해라. 이런 방식은 북쪽의 방식이잖아요. 저도 계속 이해가 가지 않는데 말씀하신 그런 고민들을 많이 했어요. 이 정도 숫자의 행사를 지원한다면 당연히 이러저러한 국제영화제들을 선택하지 않는 모험은 절대 하지 않을 텐데. 그러면 저희 입장에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부산독립영화제 규모의 영화제들이 각 지역에 많은데 이 영화제들이 여기에 서류를 낼까, 안 낼까. 저희도 궁금한 거죠. 되게 나쁘다고 생각했던 게 뭐냐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전국적인 연대체를 만들었었고 그 이전에 지역 독립영화협회들이 각 지역에 있는 협회들이 또 연대체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 공모 사업이 나오게 됐고 접수를 해야 하는 거예요. 저는 카톡으로 그 얘기를 단체톡방에다가 썼다가 지웠다가 많이 반복했는데 이번 사업을 보이콧 하면 어떨까요 라는 이야기를 썼다가 지웠다가 많이 반복했어요. 그런데 제가 든 생각이 우리가 뭐라고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의견을 내도 결국에는 보이콧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을까? 그건 자율에 맡기고 일단 공동으로 의견들은 계속해서 개진해 나가자. 이런 결론이 좀 예상되기도 해서 그 의견을 마지막까지 내지는 않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지원을 접수하고 나면 지원 현황을 볼 수가 있잖아요. 거의 대부분의 영화제들이 다 접수를 했더라고요. 결과가 나오게 되면 서로 불평까지는 아니겠지만 되게 우스꽝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될 것 같은데 나라에서 이런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너무 비참한 거예요. 우리도 문화, 예술을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일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노동자이고. 이런 박탈감을 주는 정책들이 정말 나쁜 정책이구나. 그런 생각들을 지원하던 시기, 그리고 결과가 발표되던 시기 때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헌신은 하되 희생은 하지 않는다는 말씀 말인데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후속 세대한테 바통을 넘겨줄 게 필요한 것 같은데 후속 세대한테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매뉴얼 그런 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문화 쪽에 있는 분들 같은 경우에 보상이 별로 없잖아요. 금전적인 보상은 그보다 작고 그런데, 일을 좀 길게 하시다 보면 자격지심이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는 그러고 싶지가 않았던 게 첫째 이유 중에 하나였어요. 남들이 저를 봤을 때 운동가라고 하고, 돈이 안 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까 부유한 거 아니냐고 생각도 하지만요. 저는 스스로가 운동가라고 생각하지 않고 제 활동이 외부에서 봤을 때는 운동성이 있는 건 맞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제가 재미있을 때까지만 하고 싶어요. 재미가 없을 때까지 하고 싶지는 않고 외부의 정량적인 평가하고 상관없이 아직 영화 한 편을 보고 그런 감동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는 게 좋거든요. 그래서 남들보다 좀 그 한계치가 좀 큰 것 같긴 해요. 마이 잡(my job)이라는 의미도 처음에는 있었어요. 그러니까 미디어 센터가 사회적으로 봤을 때 하는 몇 가지 기능들이 있고 그것이 제 소명이라고도 생각했고요. 미디어 센터 모형은 이제 90년대 초반 쯤 나온 모형이고 그다음을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센터 이름을 ‘미디어센터 내일’로 정한 것도 있고 하고 있는 활동도 전 오늘 여기서 영화제 상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만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전반적인 영화문화 안에서 일을 하고 있고 문화는 대부분 시장 실패가 있을 수밖에 없는 영역인데 이것이 민간이 메우고 예술의 공공성에 대해서 입증을 해야 되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죠. 그것을 조금씩 풀어가기 위해서는 몇몇 영화인 몇몇 관객만 가지고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수용성 사회적 수용성을 키워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다음 세대에 들려주고 싶은 말은 그런 거죠. 나름의 행정 언어와 기반이 생겼을 때 공공영화관을 지역에서 건립하는 거까지일 것 같아요. 그게 안 될 것 같으면 돈을 좀 벌어서 영화관을 하겠네요. 우리는 시도나 도전을 하는 사람이지 완성된 결과를 제시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일을 하거든요. 왜냐하면 우리는 돈과 너무 멀리 있는 사람들이예요. 어떻게 보면 차라리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도 공모, 지원 사업에 기대지 않으면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사무실에 앉아가지고 이런 거 해볼까, 하면 이제 계산기부터 두드려야 되니까. 계산기가 아니라 펜으로 종이에다가 소리를 내면서 기획을 적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그런 사람들이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네. 아까 ‘내일’이라는 단어를 말씀하셨는데 내일은 보다 나은 시간들이 우리에게 주어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남기면서 오늘 이 자리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들어주신 관객분들 감사드리고 좋은 이야기 들려주신 네 분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