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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30. (토) 오후7시 무사이 극장

인디크리틱 인 무사이 Indiecritic IN Mousai 

이남영 (영화감독, <강을 건너는 사람들> 연출) 김지연 (영화평론가, '인디크리틱' 편집장)

강을 건너는 사람들 a windy day

이남영┃극영화┃컬러┃40분┃2022┃대한민국┃15+

시놉시스   한 때 사진작가를 꿈꾸었던 선재는 선배 현우의 사진 스튜디오에서 일한다. 어느 날, 현우가 갑작스레 사고를 당하며 출사모임이 취소되고, 수습을 하러 나간 선재는 사진초보 가은을 만나 계획에 없던 동행을 한다. 

연출의도   한 진심을 포착하는 시간. 

프로그램노트   선재는 사진작가의 꿈을 간직한 채 동종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취소하게 된 행사에서 만난 참가자로부터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와 사진을 생각하는 자기 모습을 발견한다. 삶에서 맞닥뜨리는 매 순간의 감정들을 성실하게 쌓아 올리는 연출은 섬세하고 단단한 숏들을 빚어낸다. 차분한 얼굴 아래 복합적인 감정들이 찰랑거리는 연기도 여름의 햇볕과 초목처럼 빛난다.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나뭇잎을 어루만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면, 선재가 저 크고 단단한 나무 같은 사람이 될 것을 믿게 된다. (김지연)

상영 후 토크 | 이남영

엔딩이 원래는 프레임 밖으로 선재가 아예 나가면서 영화가 풍광에서 머무르는 데서 끝날 계획이었는데요. 뭔가 그냥 (선재를) 내보내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어디론가 걸어가는-멈춰 있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그 프레임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도 아니고 걷는 형태를 유지하는-그런 운동을 가진 상태에서 엔딩이 나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이제 정지 프레임으로 영화를 끝나게 했어요. 그것도 아마 이 선재(라는 인물)를 내가 어떻게 책임져야 되지? 라는 생각에서 비롯한 것 같아요.


매 영화마다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장면을 넣었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했는데 오늘도 찍었어요. 왜냐하면 그런 게 진짜 살아있다라는 인상을 주는 순간이라고 평소에 생각을 해요. 나뭇잎이 흔들릴 때 진짜의 순간이라는 생각을 해서 그거를 찍는 걸 즐겨하는데요. 그 연유를 지금 되짚어 본다면, 영화라는 게 가상의, 가공된 어떤 것이잖아요. 그럼에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는 어떤 순간들, 삶의 한 조각들이고 저는 그런 걸 전하고 싶다고 외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지금 생각하면 그래요. 그 진짜의 순간. 가공된 세계에도 지금 나, 우리가 세계랑 공명할 수 있는 진짜의 순간이 있는 거라고 지금은 말하고 싶네요.

저 스스로에게 떳떳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몇십 년이 지나도 찾아보게 되는 그런 영화 한 편을 만들면 큰일 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 변하지 않는 것을 건드려야 수명이 긴 영화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큰 꿈이지만. 그리고 저는 늘 자기 의심과 자기 기만과 자기 변명과 싸우는 사람이더라고요. 그것들과 잘 싸우면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영화 한 편 만들고 나면 내가 왜 이렇게 했지? 그런 후회가 늘 찾아와서 그걸 딱 밟고 올라서는 마음의 근육이 저에게 너무나 필요해요. 그런 마음의 근육을 많이 키우고 싶고요. 그러면서 오래 가는, 언제 봐도 누가 봐도 그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