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촬영이 실패한 것을 배우와의 사적인 감정 탓으로 돌린다. 배우는 여자의 몸에 들어간 도깨비에 대한 굿 이야기 배역의 오디션을 본다. 이야기는 한 사람의 입장에서만 두 번, 다르게 반복된다.
프로그램 노트 Program Notes
멈추지 않고 움직이되 질주하지 못하는 카메라와 표출하되 표현하지 못하는 인물 사이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실패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라는 진부함과는 다소 거리를 둔 채 셀룰로이드 입자를 빛과 함께 스크린에 옮긴다. 하나의 이야기이자 영화의 시청각적 재료가 생성되어 가는 과정들 사이를 세공하지 않고, 거칠게 절단된 성질 그대로의 경계를 드러내는 것을 통해, 영화의 안과 바깥에 위치한 역할의 지속 불가능성, 실패와 불안의 반복, 뒤섞인 감정의 무기력함을 발산한다. 영화적 물질, 관념, 신체 사이에서 해방과 구속의 정서 사이를 오가며 작업하는 유채정의 신작 <고블린 플레이>는 제39회 도쿄 이미지포럼 페스티발 ‘동아시아 실험영화 경쟁’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오민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