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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포커스 2
동굴 밖으로
Out of the Cave
안건형┃다큐멘터리┃컬러┃92분┃2011┃대한민국┃15+

나는 고양이를 키울 수 없었던 누이를 위해 고양이를 길들이기로 마음먹는다. 고양이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우지만 그들이 점점 불쌍하게 느껴진다. 나는 동물원에서 먹을 게 풍족하지만 갇혀 있는 동물들을 만난다. 고양이를 일방적으로 이용하거나 불쌍하게 여기는 태도가 옳지 않다면, 나는 고양이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걸까?
한 시대의 윤리는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무엇을 옳다고 여기고 무엇을 옳지 않다고 생각하느냐로 결정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때로는 옳지 않을 때가 있고, 잘못됐다고 여기는 것들이 지나고 보면 최선의 방식일 때도 있다. 무엇이 과연 옳은 일일까? 무엇이 옳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영화를 새롭게 하고, 우리가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길고양이로부터 시작된 이 영화의 여정은 어느새 가족과, 그간 살고 있으면서도 주의 깊게 생각해본 적 없던 동네,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행위 자체로까지 확장된다. 안건형이 이 과정에서 길어올린 성찰은 삶과 세계를 다루는 창작자와 그것을 대하는 관객에게도 작용해야 할 태도와 윤리의 문제로 나아간다. 본다는 일의 불완전함에 대해 일찍이 플라톤은 동굴의 우화에 빗댄 적이 있다. 그렇다면 거기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안건형은 이 여정 속에서 자신이 찍어야 할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고양이가 숨어든 어둠을 찍는 일, 다시 말해 대상을 존중하고, 카메라에 포착하는 이미지를 대할 때 배제된 이미지를 함께 생각하는 일이다. 그렇게 안건형은 동굴 밖으로 나간다.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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