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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5. 31. (토) 오후7시 무사이 극장

인디크리틱 인 무사이 Indiecritic IN Mousai 

메이 앤 준 May and June

박천현┃극영화┃컬러┃45분┃2023┃대한민국┃15+

시놉시스   승길과 윤진은 결혼을 앞둔 무명 배우다. 둘은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단편영화를 찍고 배우의 꿈을 접기로 한다.

연출의도   삶은 영화가 되고, 영화는 다시 삶이 된다.

프로그램노트   영화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영화만을 살 수는 없다. 영화는 반드시 삶, 혹은 현실과 이어진다. 윤진(설찬미)과 승길(신진영)은 배우지만, 그들에게 기회가 좀체 주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그들은 연기 영상도 찍고, 더 나아가 영화를 제작해본다. 연출자와 PD로 일하는 동시에 이를 배역 삼아 연기를 하는 둘의 영화제작과정은 연기워크숍이기도 하다. "메이 앤 준"은 두 사람이 만드는 영화와 현실 사이에 형성되는 여러 겹들을 능숙하게 엮어내 매력적인 드라마가 된다. 그런데 거기에 작동하는 소박하고도 강력한 전제에 나는 더 시선이 머문다. 역량의 한계, 현재도 미래도 알 수 없는 불안 앞에서도 서로를 생각하는 깊은 마음 말이다. 김규항은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에서 사람에게 유일하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경로는 사랑이라고,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을 확신할 때 어지간히 고단한 삶속에서도 행복하다고 썼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길을 선택하든 행복할 것이다. 그들이 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김지연)

상영 후 토크 | 박천현

제가 영화를 찍는 방식이, 저는 어떤 레이어를 쌓는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 것들을 좀 쌓아 놓고 나중에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영화 오디션을 준비하는 배우라는 설정을 먼저 던져 주고, 그 둘이 오디션에 합격해서 일본에 갈 것인지 아니면은 그냥 여행으로 갈 것인지를 그다음에 던져 주고, 저는 이들을 일본에 보내 버려서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지켜보는 걸 제가 좋아해요.


영화를 찍다 보면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거든요.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항상 열려 있는 마음으로 뭔가 상황이 들어오면 그거를 가지고 내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걸 고민을 많이 하는데요. <메이 앤 준>도 처음에는 야구장도 나오고 엄청 스케일이 컸었어요. 그런데 준비 기간도 짧고 비용도 많이 들고 그래서 (…) 이 '스튜디오 쿠라'라는 공간을 알게 되고, 이 장소를 통해서 한 번 이야기를 만들어 보겠다 한 거죠. 제가 선택하긴 했지만 우연도 있는 거죠.

나와 주신 아티스트 분들도 그날 촬영 가능하신 분을 요청드려서 무슨 이야기를 해 주시는지에 대해서는 애초에 몰랐어요. 질문만 미리 드리고 처음 뵙고 한 분마다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찍었는데, 변수에 대해서 열어 두고 그걸 담는 방식이 이 영화를 만들 때에 유효했던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처럼 제가 의도할 수 없는 부분인 거죠. 인물들에게 어떻게 해 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보다는 조금 지켜보는 여백이 있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해서 나왔던 작품인 것 같아요.

이 작품 전에 서너 편을 더 찍었지만 제가 원하는 성과나 결과들이 사실 없었던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은 그런 감정-포기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에 대해서 표현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영화제들을 가거나 상을 받거나 그런 경험을 했거든요. (…) 내가 했던 작품들이 쌓여서 이 작품을 하고, 이걸 통해서 많은 관객분들을 만나고 동료들을 만나면서 결국은 영화로서 또다시 해 봐야 되나 하는 마음, 아니면 할 수 있는 힘을 얻었어요.

영화가 끝나면 관객분들이 박수를 쳐 주시잖아요. 그런 상황들이 한편으로는 이 영화의 연장선같이 느껴져요. 그러니까 영화 속에서도 박수를 보내지만 이렇게 실제 극장에서도 아까처럼 박수를 쳐 주셨을 때 재밌다고 생각을 했어요. (…) 2023년에는 일본에 가서-저도 평상시에 일본 영화들을 좋아하거든요. 일본 감독들도 좋아하고. 근데 그런 것들이 딱 맞아떨어져서- 제가 느끼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신기했어요. 너무 좋았고. 작품도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저도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