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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Busan 경쟁 2

은빛의 자리

Where the Silver Fades

김미산┃다큐멘터리┃컬러┃36분┃2026┃대한민국┃15+
Made In Busan 경쟁 2
은빛의 자리
Where the Silver Fades
김미산┃다큐멘터리┃컬러┃36분┃2026┃대한민국┃15+
시놉시스 Synopsis
해운대의 모래사장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있어온 풍경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고 자란 노인들은 지금과 색도 질감도 다른 은빛 모래를 기억한다. 그 모래는 어느 시점에 다른 모래로 바뀌었고, 바뀌었다는 사실마저 함께 지워졌다. 영화는 이 해변을 기록해온 이미지들을 따라간다. 19세기 영국 해군의 측량 해도, 식민지 시기의 홍보 전단, 군용 항공사진, 오늘날의 관광 엽서. 이 기록들은 해운대를 점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무엇을 남길지 정해온 쪽은 언제나 외부의 세력들이었다. 지금 우리가 해운대라고 부르는 풍경은 그 선택이 쌓여서 만들어진 결과다.
연출의도 Directing Intention
해운대는 내 고향이다. 나는 높은 마천루가 둘러싼 해운대의 모습이 익숙하다. 그러나 이곳 어르신들이 기억하는 해운대는 낯선 지명과 사라진 목가적인 풍경으로 가득해서, 내가 아는 풍경과는 쉽게 포개어지지 않는다. 영화는 단단한 지형의 형태를 매개로 삼아 이 단절된 시공간을 잇는다. 지도나 사진에 남아 있는 지형을 현재의 좌표와 정밀하게 겹쳐보며, 잊힌 기억들과 흔적들을 그 위에 다시 놓는다. 그리하여 과거의 기록들이 어떤 목적 아래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워왔는지를 드러낸다.
프로그램 노트 Program Notes
침식과 퇴적의 이미지. 풍화된 삶에서 흘러나온 육성은 드론 촬영과 높은 해상력의 매끈함과는 뒤섞이지 못한 채 오래된 푸티지에 밀착된다. 장면을 부식시키는 발화. 계획대로 쓰인 활자를 읽는, 만든이 김미산이 선택한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자꾸만 이미지의 해상력을 부식시킨다. 카메라는 현재를 향하고 있지만 퇴적된 시간을 드러내야 한다. 목소리는 그 과정에 밀착되지 못하고 떨어져 나온다. 이질성을 말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감각. 정보를 되찾는 리서치 과정을 통해 이야기와 이미지가 배치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모래사장에 대한 언급처럼 물리적 설명의 불가능성과 기억 공간에서의 어긋남과도 같이 이야기와 이미지는 분리된 감각의 인상을 남긴다. 공간, 장소, 시간, 사진의 엇갈림이 말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목적 없는 이미지일지도 모른다. 목적으로 집약된 리서치가 구축한 정밀함은 가상과 실재를 오가며 이 기획의 근거를 마련한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미지, 흔들리는 순간에 정지된 이미지, 그 어떤 것도 시간이 흐른다는 운동을 담아내는 것과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다. 프레임과 프레임을 겹치며 유사성을 추적하는, 여전히 밀착되지 못하고 이미지를 부식시키며, 그로부터 분리된 발화는 목적 없음과 관점 없음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이미지를 부식시키는 발화. 장소와 위치를 뒤섞은 배치 전략. 슬라이드 필름 사이의 순간을 어둠이라 표현한다면 발화는 어떻게 침묵으로 말해져야 하는 걸까. 부산의 해안을 지리학과 고고학의 방법으로 시각화하는 촘촘한 기획. 동시에 현재를 부식시키는 기획. 아카이브의 열망은 기록의 정점을 뜻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시간의 생경함에 매료되는 포획의 시선을 품는 것에 해당하는 것일까. 로버트 저메키스는 2024년 발표한 장편영화 <히어>에서 발화하는 인물과 뒤섞이는 신체의 운동이라는 픽션의 전형성을 엄격한 카메라의 시선에 가둔 채, 장소와 사건의 시간을 변모하는 조형의 이미지로 그려냈다. 김미산의 <은빛의 자리>는 불화하는 이미지와 발화를 통해 해안의 생태를 역사적 시간으로 시각화해내는 작업으로 읽힐 수 있다. 이미지를 부식시키는 발화는 말이 지배하는 이미지의 방법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쓸 수 있을 것이다.
오민욱




감독 Director
김미산

Email
kimmisan0722@gmail.com
필모그래피 Filmography
-
시놉시스 Synopsis

해운대의 모래사장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있어온 풍경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고 자란 노인들은 지금과 색도 질감도 다른 은빛 모래를 기억한다. 그 모래는 어느 시점에 다른 모래로 바뀌었고, 바뀌었다는 사실마저 함께 지워졌다. 영화는 이 해변을 기록해온 이미지들을 따라간다. 19세기 영국 해군의 측량 해도, 식민지 시기의 홍보 전단, 군용 항공사진, 오늘날의 관광 엽서. 이 기록들은 해운대를 점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무엇을 남길지 정해온 쪽은 언제나 외부의 세력들이었다. 지금 우리가 해운대라고 부르는 풍경은 그 선택이 쌓여서 만들어진 결과다.

연출의도 Directing Intention

해운대는 내 고향이다. 나는 높은 마천루가 둘러싼 해운대의 모습이 익숙하다. 그러나 이곳 어르신들이 기억하는 해운대는 낯선 지명과 사라진 목가적인 풍경으로 가득해서, 내가 아는 풍경과는 쉽게 포개어지지 않는다. 영화는 단단한 지형의 형태를 매개로 삼아 이 단절된 시공간을 잇는다. 지도나 사진에 남아 있는 지형을 현재의 좌표와 정밀하게 겹쳐보며, 잊힌 기억들과 흔적들을 그 위에 다시 놓는다. 그리하여 과거의 기록들이 어떤 목적 아래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워왔는지를 드러낸다.

프로그램 노트 Program Notes
침식과 퇴적의 이미지. 풍화된 삶에서 흘러나온 육성은 드론 촬영과 높은 해상력의 매끈함과는 뒤섞이지 못한 채 오래된 푸티지에 밀착된다. 장면을 부식시키는 발화. 계획대로 쓰인 활자를 읽는, 만든이 김미산이 선택한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자꾸만 이미지의 해상력을 부식시킨다. 카메라는 현재를 향하고 있지만 퇴적된 시간을 드러내야 한다. 목소리는 그 과정에 밀착되지 못하고 떨어져 나온다. 이질성을 말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감각. 정보를 되찾는 리서치 과정을 통해 이야기와 이미지가 배치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모래사장에 대한 언급처럼 물리적 설명의 불가능성과 기억 공간에서의 어긋남과도 같이 이야기와 이미지는 분리된 감각의 인상을 남긴다. 공간, 장소, 시간, 사진의 엇갈림이 말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목적 없는 이미지일지도 모른다. 목적으로 집약된 리서치가 구축한 정밀함은 가상과 실재를 오가며 이 기획의 근거를 마련한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미지, 흔들리는 순간에 정지된 이미지, 그 어떤 것도 시간이 흐른다는 운동을 담아내는 것과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다. 프레임과 프레임을 겹치며 유사성을 추적하는, 여전히 밀착되지 못하고 이미지를 부식시키며, 그로부터 분리된 발화는 목적 없음과 관점 없음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이미지를 부식시키는 발화. 장소와 위치를 뒤섞은 배치 전략. 슬라이드 필름 사이의 순간을 어둠이라 표현한다면 발화는 어떻게 침묵으로 말해져야 하는 걸까. 부산의 해안을 지리학과 고고학의 방법으로 시각화하는 촘촘한 기획. 동시에 현재를 부식시키는 기획. 아카이브의 열망은 기록의 정점을 뜻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시간의 생경함에 매료되는 포획의 시선을 품는 것에 해당하는 것일까. 로버트 저메키스는 2024년 발표한 장편영화 <히어>에서 발화하는 인물과 뒤섞이는 신체의 운동이라는 픽션의 전형성을 엄격한 카메라의 시선에 가둔 채, 장소와 사건의 시간을 변모하는 조형의 이미지로 그려냈다. 김미산의 <은빛의 자리>는 불화하는 이미지와 발화를 통해 해안의 생태를 역사적 시간으로 시각화해내는 작업으로 읽힐 수 있다. 이미지를 부식시키는 발화는 말이 지배하는 이미지의 방법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쓸 수 있을 것이다.
오민욱
감독 Director
김미산

Email  kimmisan0722@gmail.com
필모그래피 Film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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