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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부산-나우 5

망양중복

  Forget The Ocean, When We Look At The Ocean

김지곤┃다큐멘터리┃혼합┃95분┃2025┃대한민국┃15+

시놉시스 Synopsis

녹화된 테이프를 다시 앞으로 감아서 지금, 여기를 기록한다. 사라진 것도, 사라질 것도 지금, 여기에 남아있다. 이 길에서 만났던 순간들과 지금 이 순간들이 겹쳐진다.

연출의도 Directing Intention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높이 오르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던 그 길의 바다는 다분히 평등했었다. 그 길의 이름이 망양로이고 망양로 주변의 길이 중복도로로 불린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2010년 2월, 우리는 이 길에서 우연히 할매들을 만났다. 그리고 할매들 중에 탁주를 팔아서 탁주(하말필), 청바지를 자주 입으셔서 청바지(양금연)로 불리던 두 분과 가까워졌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사라지는 것과 살아가는 것들을 마주한다.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 순간들이 여전히 좁은 골목길에 머물러 있다. 영원 같았던 이 길 위에서, 소복이 쌓인 기억의 흔적을 여기 남긴다.

프로그램 노트 Program Notes

세월의 풍파는 언뜻 평등한 듯하나 분명 불평등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게 시간이란 말은 거짓말이다. <망양중복>이 앞선 두 문장처럼 과격하거나 단정적인 태도의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김지곤 감독이 그간 기록해 왔던 부산 중복도로 인근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겹겹이, 고즈넉하게 포개어지는 작품이다. 감독이 15여 년 동안 쌓아 놓은 시간이란 접착제가 이 풍경과 서사를 긴밀히 연결한다. ‘<할매> 연작’ 등으로 중복도로 주민들과 연을 이어온 연출자의 세월이 영화의 토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감독과 친밀한 중복도로의 주민들은 옥상에 술자리를 펼치고 과거의 터를 회고하며 집단의 기억을 자연스레 공유한다. 산을 깎아 만든 마을의 길(망양로)에서 바라볼 수 있던 바다의 수평선은 어느새 고층 빌딩으로 가려져 애를 써야 그 조각이 보일 정도다. 전술했듯, 영화는 직접적인 발화로 이 불평등한 시공간의 발전을 비판하진 않는다. 대신 이 과정에서 망양로의 시점 숏으로 바다를 보고, 바다의 각도에서 망양로를 바라보는 여러 이미지를 교차한다. 마을과 바다, 개발주의에 둘러싸인 이 두 주인공은 과연 서로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망양중복>은 별다른 말 없이도 그 마음을 느끼게 만든다. (이우빈)

감독 Director

김지곤
gonsmovie@naver.com
Filmography

<낯선 꿈들> (2008)
<오후 3시> (2009)
<길 위에서 묻다> (2009)
<할매> (2011)
<할매-시멘트정원> (2012)
<악사들> (2014)
<할매-서랍> (2015)
<리틀보이 12725> (2018)
<음악을 한다> (2020)
<여기,나의정원> (2021)
<월간-할매> (2021)
<철선> (2021)
<초월> (2022)
<어떤 물길> (2024)
<빛을 향한 한 걸음>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