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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3. 28. (금)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로컬시네마데이 Busan Local Cinema Day

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참여 | 이우민(<떠나는 사람들> 연출) 진행 | 이동윤(영화평론가)

어떤 초상

초상 1.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폐허가 된 자리, 그마저도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사라질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기억과 애정은 여전히 남아, 그 아쉬운 마음으로 그려낸 초상이 <떠나는 사람들>에 있습니다.


초상 2. 어떤 이들은 자신의 삶과 터전을 오늘도 굳건히 지킵니다. 긴 세월, 어떤 어려움에도 맞선 당당한 이들의 초상이 <바다의 자매들>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영도 해녀'라고 부릅니다.


초상 3. <(테크노) 사랑해!>가 그려낸 인터뷰이들은 무언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얼굴입니다. 그들은 동시대, 그리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김지연)

떠나는 사람들

이우민┃다큐멘터리┃컬러┃2024┃대한민국

연출의도   급변하는 세상 속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생긴다. 대학생 ‘나’는 이런 사라짐에 익숙한 세대다. 사라지는 것이 생기면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 ‘나’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매일 들리던 동네마트, 친구들과 매일 가던 맥주가게, 동아리에서 회식하던 고깃집이 있던 학교 가던 길이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어 철거촌이 되었다. 그동안 사라지는 것은 새로운 것이 등장할 기회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제 자신과 관련한 것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니 불안에 휩싸인다. 이렇게 사라짐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면, 내가 다니는 학교, 집, 미래도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는 고민에 빠진다. 대학생 ‘나’의 시선을 통해 사라지는 것들의 의미와 변화에 대한 고민을 다룬다. ‘나’가 직면한 등굣길의 사라짐은 그저 동네 하나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의 세상이 당면한 변화와 의문을 투영한다.

프로그램노트   학교 근처 동네가 재개발로 곧 사라진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인데 상실감이 왜 이렇게 클까. 부산에서 나고 자랐든 유학을 왔든, 부산의 젊은이들은 선배와 친구들이 그렇듯이 일자리를 찾아서 서울로 떠난다. 그들은 처음으로 사회인이 되는 불안함, 낯선 곳,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을 이야기 한다. 영화는 그걸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미 철거촌이 된 살풍경한 동네 곳곳을 헤매고, 카메라 앞에 친구들을 세우며, 그 마음의 근원을 찾는다. (김지연)

바다의 자매 Sisters of the sea

자이메나 자렝바 ┃다큐멘터리┃컬러┃10분┃2024┃대한민국┃15+

시놉시스   이 여성들은 평생을 바다에서 일하며 보냈다. 이 영화에서 그들은 세월이 흐르며 바다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그들의 일터인 바다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회상한다.

연출의도   이 다큐멘터리는 바다와 자매처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만들었다. 이 영화는 그들의 삶과 기억을 단순히 관찰한 작품이다.

프로그램노트   '바다의 자매'는 부산 영도 해녀촌 전경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우직하게 들리는 해녀들의 내레이션, 오묘한 배경 음악, 섬세하게 포착되는 해녀들의 행위, 천연덕스럽게 담기는 해양 생물, 푸른빛이 감도는 날카로운 화면까지. 영화를 구성하는 몇 가지 요소들은 관객을 간소하고 낯선 세계로 유인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낯익고 친숙했던 해녀의 이미지는 금세 생경한 테를 두르고 특별한 심상으로 거듭난다. “나이 들어서까지 해녀로 일하는 할머니들이 대단해 보였어요. 제가 사는 폴란드에서 그런 일은 상상할 수 없거든요.” 제8회 부산 인터시티 영화제, 자이메나 자렝바 감독이 소재 선택에 대한 질문을 듣고 위와 같이 답했다. 그 대답을 통해 추측할 수 있는 바는 그녀에게 해녀란 존재가 고결하고 거룩한 실재로 다가왔을 거란 점이다. 자이메나 감독은 진귀한 이미지 조각들을 조합해서 자신이 기대한 인상을 영화에 가감 없이 투영한다. 여기서 약간의 아쉬움도 생긴다. 조금 더 긴 시간 동안 해녀들을 보다 가까이서 바라봤다면, 영화는 다른 궤를 그리며 독특함 이상의 울림을 가지지 않았을까. 물론 대상과의 거리가 먼 대로 근사한 지점도 분명 있지만 말이다. (윤지혜)

(테크노) 사랑해! Love ya! (Techno)

손희완┃다큐멘터리┃컬러┃55분┃2024┃대한민국┃15+

시놉시스   테크노에 몸을 맡겨 춤을 추는 사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공기, 무아, 해방의 영역을 시각적인 이미지와 청각적인 쾌감을 통해 하나의 탈출구 혹은 해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테크노가 주는 자유로움을 통해 그 속의 숨겨진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공유하여 잃어버린 ‘우리’ 가 되는 여정을 여러 증언들을 통해 그려내본다.

연출의도   다큐멘터리 <(테크노) 사랑해!>를 통해 생소할 수도 있는 음악이자 문화인 테크노를 통하여 역사, 기원 등 정보전달에 집중하는 형식이 아닌 깊은 내면을 탐구하고자 했습니다. 테크노에 몸을 맡겨 춤을 추는 사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공기, 무아, 해방의 영역을 다큐멘터리 속 독특한 시각 연출들을 통해 테크노란 장르가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서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길 바랍니다. ( )사랑해!

프로그램노트   테크노에 대한 정의나 통념 같은 사회적 합의의 언어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 영화의 방점은 ‘문화’로서의 음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사랑’의 외침을 듣는 데 찍히기 때문이다. 테크노와의 만남, 그 충격과 환희의 경험부터 기억 속에서 역류하는 슬픔까지.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모를 이들이 각자 내밀한 이야기를 꺼내는 동안 카메라는 그들의 언어가 도달하지 못한 감정의 공백을 메운다. 여기까진 괄호와 느낌표 사이 단정한 시선을 견지하는 다큐멘터리 같이 들리겠지만, 이것이 '(테크노) 사랑해!'의 전부는 아니고 그래서 흥미롭다. 전작 '아웃풋'(2022)과 '범솔'(2023)에 이어 더욱 호기로워진 감독만의 표현적 이미지가 다큐멘터리에 독창적인 레이어를 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어둡고 혼란한 채 반복되는 음율이 파멸을 향한 잠수가 아니라 스스로를 구원하는 동력일 수 있음을 알아차릴 때, 그 낯선 생동성과 삶이란 양태의 닮음을 느끼는 순간, 영화는 스크린 너머로 작은 실패를 요청한다. 수줍지만 당당하게 사랑을 고백한 이들처럼 자기만의 테크노를 외쳐보라고. 그것이 무엇이든 둠칫대는 리듬 속에 숨쉴 수 있다면, 가끔은 길바닥에 머리를 처박아도 아무렴 상관 없다고. (함윤정)

상영 후 토크┃이우민

작년부터 개강 하면서 학교를 가니까 언젠가부터 철거를 한다고 스프레이 해놓고 가게 하나둘씩 없어지고 그래요. 이 공간을 기억을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으로 기획을 먼저 시작을 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막상 저는 그 공간에서 오랫동안 살아본 적이 없잖아요. 거기는 실제로 원래 오랫동안 거주를 하고 계신 동네 분들이 계세요. 그리고 저는 그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좀 이방인이지 않습니까? 단순히 한 4년 정도 그 길을 그냥 지나가고 있는 사람일 뿐인데요. 그래서 이거를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기억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처음에 했었어요.


이 영화는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에부터 시작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 이미지를 좀 더 연결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첫 번째였었고요. 기술적으로 그다음에 시간이 흘러가는 거를 표현을 해보고 싶었어요. 여기 기차라든가 자동차라든가 전부 다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출발을 하잖아요. 저는 이거를 시간이 흐른다, 그러니까 '시간이 흐르면 어찌 됐든 부산을 떠나게 되겠구나' 라는 느낌도 있었고요. 그리고 서울로 이미 간 분-처음에 인터뷰 할 때 나왔던 안양에 살고 있다가 부산에 내려왔다는-, 그 인터뷰한 분의 친구분이셨어요. 두 분이 서로 못 본 지 꽤 오래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작업을 하면서 다시 오랜만에 만나서 또 인터뷰도 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그리움 같은 것도 좀 들어가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불안감을 저희가 계속해서 느꼈다고 이야기가 나오고 이제 그 불안감의 원인이 과연 뭘까를 저희가 공통적으로 느낀 게 뭔지 한번 찾아봤었거든요. 그래서 나온 세 가지가 이제 코로나19도 그렇고 이제 세월호 참사도 그렇고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저희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꺼번에 모든 게 사라져버릴 수 있는 일을 저희 세대가 느꼈다 보니까요. 이미지적으로 그걸 어떻게 찾아볼까 하다가 그러면 직접 가보자는 의견이 스태프들 사이에서 나왔어요. 그래서 실제로 그 이태원 참사 장소였던 이태원도 가보고 그다음에 팽목항도 저희가 직접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방문 했습니다.